[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는 보수·진보 진영의 차기 권력 구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한동훈 무소속 후보(부산 북구 갑)과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평택 을)가 각각 원내 입성을 노리는 가운데 이번 선거가 장기적으로 대권을 정조준하는 이들의 정치적 도약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동훈, 승리 시 보수 재건 구심점…패배 땐 복당·대권 제동
![한동훈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책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a3360a80f9acf.jpg)
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후보와 조 후보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후보가 뛰어들어 3자 구도가 형성된 부산 북구 갑과 평택 을에서 원내 입성을 목표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올 초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에서 제명되면서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렸다는 평가를 받은 한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당선을 통해 '보수 재건'의 기치를 본격적으로 내걸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오차범위 내 접전 내지 우세 흐름을 보이면서 내부적으로는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한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하 후보를 꺾는다면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2강'을 형성했던 그의 대권주자로서의 몸값은 더욱 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북구 갑에서 3선을 지낸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의 지역 기반을 무너뜨렸다는 상징성까지 더해지면서 부산을 대표하는 '보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후보의 당선은 지선 이후 국민의힘 내부 권력 지형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자신의 제명을 주도한 장 대표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장 대표가 지선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 경우엔 금뱃지를 단 한 후보가 대안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
국민의힘 대표 시절에는 원외 정치인이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원내에 복귀할 경우 20명 안팎으로 분류되는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과 함께 본격적인 세력 확장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 하반기부터 차기 총선 공천 국면이 시작되는 만큼 당내 의원들의 움직임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후보 역시 선거 기간 동안 "반드시 국민의힘으로 돌아가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은 바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국민의힘 당원 구성이 장 대표에게 우호적인 만큼 한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즉각적인 복당은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국민들이 현재 국민의힘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만큼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원내에서 '합리적 보수'를 대표하는 한동훈을 찾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낙선할 경우 정치적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선거 과정에서 '북구에서 끝까지 정치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한 만큼, 패배 시엔 일단 지역 기반으로 변호사로 활동하며 2년 뒤 치러질 23대 총선을 준비할 것이란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다만 한 후보가 목표로 한 국민의힘으로의 복당은 선거 패배로 그 명분이 더욱 옅어질 수밖에 없다. 만일 하 후보가 당선될 경우엔 고정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보수 분열 책임론'이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한 후보가 장기간 원외에 머물 경우 친한계 의원들 역시 차기 총선을 앞두고 생존을 위해 각자도생에 나설 수 있어 향후 대권 행보에도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국, '친문 재결집' 신호탄 되나…패배 시 민주당과 주도권 경쟁 험로
![한동훈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책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7978d2c40284a.jpg)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2024년 12월 징역 2년형이 확정돼 수감됐던 조 후보는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복권됐고, 곧바로 조국혁신당 대표로 선출되며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비례대표 의원직을 상실했던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구 의원으로 화려한 복귀를 노리고 있다.
현재 평택을에서는 김용남 민주당 후보,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 조국 후보,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경쟁하는 5자 구도가 형성돼 있다. 조 후보가 당선될 경우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내고 진보 진영의 유력 정치인으로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혁신당 역시 비례 의석 중심 정당에서 지역구를 보유한 실질적 원내정당으로 위상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민주당 주류인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정청래계 입장에서는 조 후보의 부상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22대 총선 당시 공천 과정에서 배제됐던 친문(친문재인)계가 조 후보를 구심 삼아 다시 세력화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지원 활동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조 후보 관련 SNS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는 방식으로 간접적인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조 후보가 원내 입성에 성공해도 당장 선거 직후(8월)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 구도에는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거라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다만 이후 양당 간 합당 절차 재개 여부 또는 차기 총선에서의 혁신당 성적에 따라 정청래 민주당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등 여권 차기 주자들과의 경쟁 구도가 뚜렷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그가 낙선할 경우엔 민주당과의 진보 진영 주도권 경쟁에서 더욱 밀릴 가능성이 크다. 지선 전 합당 시도가 무산된 데 이어 조 후보가 본선에서 김용남 후보와도 날선 신경전을 벌였던 만큼, 민주당이 선거에서 우위를 입증한다면 조 후보의 정치적 입지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조 후보는 혁신당 대표 자격으로 차기 대선을 겨냥해 지선 전 중단된 민주당과의 합당을 차기 총선 전까지 계속 노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장기적으로 양당 통합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통합 논의 속도는 차기 민주당 지도부 구성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송영길, 당선 시 '당권 길' 활짝…이광재·이진숙도 주목
![한동훈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책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db13410556640.jpg)
이 밖에도 인천 연수갑의 송영길 후보, 경기 하남갑의 이광재 후보, 대구 달성의 이진숙 후보의 당락 역시 향후 여야 정치권 지형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에서 무죄가 확정된 뒤 정치 복귀를 노리는 송 후보는 당선 시 5선 고지에 오르게 된다. 그가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힌 만큼,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총리 등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경우 당권 판세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권에선 송 후보가 전대에서 친명 표심을 상당수 빼앗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친노(친노무현) 진영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이광재 후보 역시 하남 갑에서 원내 복귀에 성공할 경우 여권 내 중량감 있는 중진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정부 시절 방송통신위원장을 지낸 이진숙 후보도 대구 달성에서 당선될 경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을 무대로 대여 공세의 선봉에 설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향후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군에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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