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이 국내외에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통한 성장 모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다음은 올해 들어 미국 라이코스의 금융서비스 '쿼트닷컴(www.quote.com)'을 IDC에 매각하고, 자회사인 오이뮤직과 JYP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정리했다. 급기야, 지난 8일에는 온라인 쇼핑 사업인 커머스(EC) 부문을 '다음커머스'라는 별도 회사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선택과 집중'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정리한 사업이 다음의 향후 행보에 큰 영향을 줄만큼 덩치 있는 것들은 아니지만 여러 곳에 걸쳐 있던 더듬이를 더욱 잘 할 수 있는 곳으로 한데 모은 셈이다.
특히, 다음커머스의 분사 결정은 인터넷이 아닌 유통 산업에서 많은 플레이어에 대응해 다음이 매우 공격적인 전술을 감행할 것임을 암시해 주기에 충분하다.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으로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 거추장스럽고 짐이 될만한 물건을 거둬낸 다음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까.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이 8일 간담회를 열고 이에 대한 실마리를 줬다.
"이젠 정리할 만한 것은 거의 정리를 한 것 같네요. 이제는 성장 모드로 가는 것만 남았습니다. 사실 최근의 사업 조정은 1∼2년 전부터 계획되어 있던 겁니다.
그동안 논의를 해 온 것이 지금에야 결론이 난 거죠. 그래서, 갑작스럽거나, 기존 사업에서 큰 방향 전환은 아닙니다. 작년이 불필요하고 시너지가 나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는 한 해였다면 올해는 공격적으로 경쟁력 있는 사업을 성장시키는 한해가 될 것 같네요."
이재웅 사장이 무거운 짐을 던져 버린 것 같이 홀가분하고 여유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 사장은 오이뮤직과 JYP 지분 매각 등 음악 사업을 정리한 것에 대해 "3∼4년전 음악콘텐츠 사업에 대해 투자했지만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시너지가 나지 않아서 지분을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쿼트닷컴 매각도 라이코스를 인수할 당시부터 잠정적으로 정리하기로 했던 일이라고 한다.
다음커머스 분할은 사업 부문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더욱 공격적으로 전자상거래 사업을 벌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외부 매각을 위해 분할했다면 인적분할 후 상장심사를 받는 복잡한 방식 대신, 물적 분할 방식을 택했을 것"이라며 향후 사업 제휴는 몰라도 다음커머스를 매각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실히 밝혔다.
결국, 이 사장이 그동안 못해 왔던 일을 연초 한꺼번에 해결한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사장은 지난 한해 동안 라이코스 등 해외 사업을 챙기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한해를 보냈다.
"생각해 보니까, 제가 지난해 미국만 10번 정도 갔다 왔더라구요. 비행기 탄 시간만 따져도 족히 한 달 정도는 될 겁니다."
이 사장은 비행기 안에서도 회사 일을 본 것 같다. 그는 기내 인터넷 사용요금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라이코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 사장이 운을 뗐다.
"미국 시장은 포기하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그동안 라이코스를 인수해 운영해서 보니깐 우리도 하면 충분히 공략할 여지와 가능성을 많이 봤습니다. 라이코스가 미국에서 제2의 구글 같은 회사는 되지 못하더라도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하는 성장 회사가 되어줄 거라고 봅니다. 이제 구조조정도 마무리 됐으니 성장시키는 일만 남은 셈이죠."
라이코스는 지난해 12월 EBITA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구조조정의 힘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비스가 좀 더 업그레이드가 되면 이러한 견조한 매출 흐름을 지속 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이 사장의 생각이다.
이 사장은 또 라이코스로 인해 좋아진 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제휴선이 넓어졌다는 거다. 라이코스가 미국에서 구글이나 야후와 같은 급은 아니지만 수많은 곳에서 사업제휴와 관련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제휴 분야는 주로 멀티미디어와 검색. 이 사장은 올해 이쪽 분야에서 사업 제휴가 있을 수 있다는 인상을 남겼다. 다음 라이코스와 제휴를 하면 미국은 물론 한국 시장에서도 마찬가지 효력을 지닌다는 점에서 일석이조다.
최근 시장 트랜드에 대해 그는 인터넷이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서 벗어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더 역동적이라는 것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정보검색 위주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서 이제 멀티미디어와 콘텐트를 결합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좁은 의미의 미디어 플랫폼에서 벗어날 것으로 봅니다.
사진이나 텍스트가 아닌 비디오, 음악 등과 잘 결합된 플랫폼 말이죠. 이를 놓고 고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또 개인화도 고민이구요. 이러한 흐름에 맞춰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 진행할 겁니다. 필요하다면 다른 기업의 인수합병(M&A)도 배제하지 않겠습니다."
이 사장은 지난해 미국 현지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미국판 싸이월드인 '마이스페이스닷컴(www.myspace.com)과 같은 회사를 보면 왠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단다. 우리 기업이 먼저 시작해서 그 성장을 차지했으면 좋았을 텐데...기회를 놓쳐 버린 것 같은 느낌이랄까, 뭐 그런 기분이란다.
욕심이 많은 건가. 아니, 우리 인터넷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이겠지.
이 사장이 한 마디 더 던졌다.
"미국에서도 아이러브스쿨 같은 사이트가 떴고 검색에 지식검색 같은 것도 추가되고 있듯이 미국의 시장 흐름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리고, 이러한 예측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틀린 적이 없습니다. 결국, 구글이나 마이스페이스닷컴 같은 해외 기업들과 경쟁해서 이기지 못하면 국내 시장에서도 위협을 받을 겁니다."
일종의 경고일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검색 얘기가 나오자 그는 "검색 쿼리가 지난해 전년대비 70% 정도 증가했다"며 "시장점유률로는 가장 많은 성장을 한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이 시장에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이 사장의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
"저희는 라이코스를 1천억원에 사서 작년에 감각 상각을 약 700억 정도 했어요, 또 300억원 받고 쿼트닷컴도 팔고요, 근데 경쟁사는 중국에서 게임회사에 비슷한 돈을 투자하고, 감각상각도 우리보다 많은 750억원 정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데, 우리보고 신뢰가 없다고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 됩니다. 너무 짧게만 보고 이야기들 하시는 것 같은데요."
이 사장은 현금 흐름도 좋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분쟁 화해 등으로 최근 추가 유입된 현금만 약 600억원이란다. 부채 상환도 오히려 빨리 하려고 하고 있다고 한다. 신뢰를 못 받을 이유가 없다는 거다.
앞으로 딜(deal)이 더 남아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앞으로 추가적인 사업 구조개편은 없을 것 같고 그리, 흔치 않을 것 같습니다. 아!, 추가적인 인수나 투자는 있을 것 같네요. 우리가 당하는 거 말고 우리가 하는 거 말입니다."
/정진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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