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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라우터시장 판도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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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인 KIDC과 데이콤 보라넷의 테라비트급 라우터 구매 프로젝트에서 모두 시스코시스템즈의 장비가 선정됨으로써 코어 라우터 시장의 구도가 재편될 움직임이다.

국내 코어 라우터 시장은 주니퍼네트웍스가 2000년대 초반 M160, T640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데이터 장비의 전통적인 강자인 시스코시스템즈를 몰아내고 입지를 다졌다. 하나로텔레콤을 제외하고 KT와 데이콤 등 많은 통신사업자들이 2000년 초반부터 주니퍼의 코어라우터를 구매했다.

주니퍼네트웍스는 코어라우터 분야에서 2004년 아태지역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수년간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시스코시스템즈가 초당 1.2테라비트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코어 라우터 CRS-1을 출시해 영업력과 마케팅을 집중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장비는 인터넷 데이터의 용량이 늘어나면서 백본 라우터의 교체시기가 임박해진 것을 노린 것이다.

이에 대해 주니퍼네트웍스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기 보다는 기존의 T640 제품 4개를 하나로 묶어 2.4테라비트를 지원하는 이른바 'TX매트릭스' 기술을 선보이며 시스코시스템즈에 대항했다.

시스코시스템즈와 주니퍼네트웍스가 국내에서 처음 맞붙은 KIDC의 테라비트급 라우터 선정 프로젝트에서는 지난 1월 시스코시스템즈의 최종 승리로 끝났다. 연이어 있던 데이콤 보라넷도 최근 시스코시스템즈의 CRS-1을 선택했다.

특히 KIDC와 데이콤은 기존에 주니퍼의 T640을 사용하고 있던 것을 걷어내고 시스코시스템즈의 장비를 구축하는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KIDC의 장상규 팀장은 "주니퍼와 시스코의 성능은 거의 유사했으나 가격적인 면에서 시스코시스템즈가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스코시스템즈는 주니퍼의 '매트릭스'와 유사한 '멀티샤시' 기술을 적용, 향후 확장성을 보장했다.

시스코와 주니퍼는 현재 KT의 코어 라우터 프로젝트에서도 맞붙어 있는 상태다. KT는 이달말 경에 최종 장비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하나로텔레콤도 곧 테라비트급 라우터를 도입할 계획이다.

특히, 하나로텔레콤은 지난 2000년말에 시스코시스템즈로부터 1만7천만 달러 가량의 벤더파이낸싱을 유치한 이후 시스코에 우선 공급권을 부여해왔다. 이 벤더파이낸싱의 만료가 2008년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시스코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시스코시스템즈는 내친김에 KT 프로젝트도 수주해 국내 코어 라우터 시장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이다.

하지만 주니퍼네트웍스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주니퍼네트웍스코리아 관계자는 "성능이나 기능적인 면에서는 대등하기 때문에 가격이 관건"이라며 "KT 프로젝트만큼은 사활을 걸고 수주하겠다"고 밝혀 격전이 예상된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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