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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마텔, MP3특허 국내에서는 주장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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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멀티미디어 반도체 업체 시그마텔이 MP3플레이어 특허를 인수하며 플레이어와 칩 제조 업체를 대상으로 일전을 선포했다.

그렇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시그마텔의 전략에 다소 무리가 있고 주 목표 대상도 국내 기업이 아니라며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MP3칩 업체에 특허 주장하기 힘들 듯

시그마텔은 MP3 파일을 음악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 칩 제조사다. 한 때 필립스와 함께 이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지만 최근에는 후발 주자들의 공세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에 제품을 공급중인 포털플레이어나 국내 텔레칩스 등이 고급형 제품시장을 잠식하고 있고 중국업체들은 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시그마텔을 압박하고 있는 것.

시그마텔은 이번에 레인콤으로 부터 취득한 엠피맨닷컴의 특허권을 적극 행사할 의사를 밝힌 상태. 게다가 자사의 칩을 쓴 업체에게는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허권을 이용, 자사의 칩을 판매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셈이다.

그렇지만 시그마텔과 경쟁중인 텔레칩스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그마텔이 확보한 특허가 칩 제조 업체들에게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고 플레이어 제조업체들에게도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특허를 보유했던 레인콤이 라이선스비를 받지 못한 것도 이 특허의 적용이 쉽지 않다는 반증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시그마텔이 영업과 재무상황이 나빠지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등 고전하고 있는 상황을 맞자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전략적으로 특허를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경쟁사 겨냥한 포석인듯

업계에서는 시그마텔의 이번 결정이 중국 저가 MP3플레이어용 칩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최근 중국내에서는 액션스테크놀로지란 토종 팹리스 반도체 업체가 MP3디코딩 칩 공급을 늘리며 시그마텔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상황. 양사는 이미 특허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며 시그마텔이 소송 승리를 위해 이번 특허를 인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내 MP3P 업체들에게도 큰 영향 없을 듯

시그마텔의 특허 인수는 국내 MP3P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레인콤이 시그마텔에 특허를 매각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특허소송에 노출될 우려에 대비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협상 당시 레인콤을 비롯한 한국포터블오디오기기협회(KPAC) 소속 회원사들은 이 특허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국내 KPAC 회원사들에게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제 3자가 레인콤에 특허소송을 걸어왔을 때도 방어목적으로 시그마텔의 특허를 활용할 수도 있다.

KPAC에 주요 MP3P업체들이 소속돼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국내 MP3P 업계가 시그마텔의 특허소송에 휘말릴 일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KPAC 회원사가 아닌 국내 업체들에게는 시그마텔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표적인 경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같은 대기업을 걸고 넘어질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도 "시그마텔이 소송을 걸 대상은 중소업체가 아닌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업체들일 것이므로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고 전했다.

또한, 엠피맨닷컴의 특허가 소닉블루와 공동으로 보유한 특허였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소닉블루의 특허 행사권을 소유하고 있던 D&M 홀딩스가 MP3P사업을 포기하면서 이 권리를 이미 시그마텔이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번 엠피맨닷컴의 특허권 매각은 특허권 공동행사에 대한 부분을 포기한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특허를 완전하게 보유하게 된 시그마텔이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예를 들면, 국내업체들이 수출하는 물량에 대해 특허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때문에 업계는 향후 시그마텔의 행보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현대증권은 "엠피맨닷컴 매입가격(37억원)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매각한 것으로 파악되고, 향후 중국업체에 대한 경쟁력 보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레인콤의 이번 특허 매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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