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서울 강남의 대표 부촌 중 하나인 방배동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이 거푸 무산됐다. 방배7구역이 주인공이다.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에 착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까지였던 방배7구역 주택재건축정비조합의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에 삼성물산 건설부문 1곳만 참여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입찰을 위해선 보증금 60억원(현금30억원, 입찰보증보험증권30억원)을 입찰 제안서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지난 10월 21일 조합이 개최한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우미건설, 호반건설, 한양, 금호건설, SK에코플랜트, 동양건설산업 9개사 참여했다. 일주일 뒤인 10월 28일에는 삼성물산과 SK에코플랜 2곳이 입찰 참여 의향서를 제출하며 경쟁입찰 성공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입찰에서는 삼성물산만 최종적으로 참여하면서 재입찰에 돌입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방배7구역 조합 관계자는 "삼성물산 1곳만 입찰에 참여해 다음주에 재입찰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향후에 몇개의 건설사가 들어올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재입찰을 낸 후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 않으면) 그 다음은 수의계약 절차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방배7구역은 이번이 세 번째 시공사 입찰이다. 보통 두차례에 걸쳐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데, 방배7구역 조합은 시공권·유치권 포기 각서의 삭제 등 시공 조건을 변경함으로써 이번에도 일반 경쟁 입찰 방식이 적용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입찰 제안서가 복수로 제출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보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에 입찰 참여를 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내부 검토를 거친 결과"라며 "추가 검토를 거쳐 재입찰에 참여할지 논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방배7구역은 지하 4층~지상 19층 6개동, 316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상가(근린생활시설)과 같은 부대복리시설을 새로 짓는 재건축사업이다. 구역 면적은 1만7549㎡이다.
전통적 부촌인 방배에서도 7호선 내방역과 2호선 방배역이 가깝고, 인근의 서리풀터널에도 바로 진입이 가능한 길목에 있다. 서리풀터널을 통과하면 바로 대법원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나오고 교대역, 강남역으로 이어진다.
총 공사비는 1772억2500만원으로 3.3㎡당 공사비는 980만원 수준이다. 향후 약 20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되는 신반포2차 재건축사업 공사비는 조합이 3.3㎡당 95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약 1300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는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사업 공사비도 3.3㎡당 840만원 수준이다.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면서 사업속도는 지연될 수밖에 없게 됐다. 방배7구역은 신속통합기획 적용된 구역이 아니어서 지난 6월 사업시행인가와 맞물려 시공사 선정에 나섰는데 잇따라 유찰되면서 부담이 커졌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 신속통합기획 구역에 한정해 사업시행인가 이후에 시공사 선정이 가능한 절차를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시공사 선정이 늦어질수록 사업이 지연돼 당연히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며 "결국 규모가 작은 사업장은 인센티브가 제공되거나 공공성을 확보해야 시공사 참여 유인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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