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스페인 전역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폭우로 최소 95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실종됐다. 스페인 정부는 현재 수습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스페인의 최대 일간지 엘 파이스는 30일(현지시간) "지난 29일 내린 폭우로 남부 발렌시아 지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으며, 발렌시아 주 전역에서 최소 95명이 사망했고 어린이 4명을 포함해 수십 명이 실종 상태"라고 보도했다.
또한 엘 파이스는 "수많은 주민이 고립됐고, 이날 오후까지 약 11만 5000명이 전력 공급이 끊긴 상태였고 통신 연결이 되지 않는 사람은 약 12만 명에 달했다"며 수해로 인해 발이 묶인 주민들의 상황을 전했다.
이번 폭우는 특히 발렌시아 내륙의 우티엘과 치바 지역에 큰 홍수를 일으켰으며, 치바에서는 8시간 만에 1㎡ 당 500ℓ의 비가 쏟아졌다. 폭우는 남동쪽 해안으로 이동하며 라 리베라 알타와 발렌시아 남부 지역에도 큰 침수 피해를 남겼다.
발렌시아 남부 해안에서는 홍수로 인해 수천 명이 집을 떠나 피신해야 했고, 주요 철도 노선도 운행이 중단됐다. 발렌시아의 피네도 마을 주민 약 2000명도 긴급히 대피했다.
발렌시아 주는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며, 스페인 현대사에서 가장 최악의 자연 재해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폭우는 주로 발렌시아 지역에 큰 영향을 미쳤으나, 다른 지역의 피해도 상당하다. 중부 카스티야 라만차 지역 쿠엥카의 미라 마을에서는 88세 여성이 강 범람으로 사망했다. 같은 지역 알바세테의 레투르에서도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으며, 실종자 5명이 추가로 보고된 상태다.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 말라가에서는 구조된 71세 남성이 병원으로 이송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며, 같은 지역의 엘 에히도에서는 폭우와 함께 우박이 떨어져 온실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스페인 정부는 현재 피해가 심각한 남부 발렌시아 주를 중심으로 위기 관리팀을 소집하고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한편 일부 주민들은 정부의 재해 대책이 부족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판을 쏟아냈다. 스페인 기상청은 29일 오전 7시 30분 발렌시아 남부 해안에 주황색 경보를 발령한 뒤 최고 단계인 빨간색 경보로 격상했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첫 경고가 전달된 시점은 오후 8시경이었다. 이로 인해 많은 시민이 도로와 쇼핑몰, 일터에 고립됐으며 112 응급 서비스는 연락이 폭주해 시스템 자체가 먹통이 됐다.
비는 점차 약해질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발렌시아 자치주와 안달루시아, 카스티야이레온, 카탈루냐, 익스트레마두라 및 세우타 지역은 최소 단계인 경고 상태에 있다. 스페인 당국은 내달 1일까지 추가적인 비가 예고돼 있어 수색 및 인프라 복구 작업에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암담한 심정을 밝혔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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