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남편의 암 투병을 두고, 남편의 전혼(재혼 전) 자녀들과 상속권을 다투게 될까 고민하는 아내의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 30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남편 전혼 자녀들과의 상속 분쟁을 막기 위해 매매를 통한 아파트 소유권 이전을 고민하는 아내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20년 전 남편 B씨를 만나 결혼했다. 재혼한 남편에게는 두 자녀가 있었으나 그들과 남편 사이에는 별다른 접촉이 없었다.
B씨는 몇 해 전부터 건강이 안 좋아졌고 결국 암 투병을 시작하게 된다. 부부 재산이라고는 작은 아파트 한 채가 전부였던 부부는 B씨의 전혼 자녀들과 향후 상속 분쟁(유류분 반환 청구)에 휩싸이게 될까 염려한다. B씨의 지인은 '아내에게 아파트 증여가 아닌 매매 형식으로 처리하면 된다'며 소유권을 이전하라고 조언한다.
사연을 접한 이준헌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실제로 매매 대금까지 주고받았으면 모르겠지만, 사연처럼 매매 형식으로 증여했더라도 (전혼 자녀들의) 유류분 반환 청구를 피하기는 어렵다"며 "실제 판결은 증여받은 사람의 재산, 경제적 능력 등을 판단해 증여인지 매매인지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매했다고 해도 증여받은 사람이 미성년자이거나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경우라면 증여로 취급된다"며 "사연자(A씨) 역시 경제활동이나 재산 이력이 없는 만큼 매매 형식이라도 증여로 인정돼 향후 유류분 반환 청구가 인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통해 전혼 자녀들의 유류분 청구 시 A씨가 기여분을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이 변호사는 "올해 5월에 헌법재판소는 상속인의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는 현재의 유류분 청구 규정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갑작스러운 변경에 따른 법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2025년 12월 31일까지는 현행 조항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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