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은행들이 실수요자의 범위를 무주택자와 1주택자로 범위를 좁혔다. 가계대출 정책에 따른 혼선을 해결하기 위해 자체 지침 마련에 나선 것이다. 국민은행이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고, 1주택자에 대해선 전세대출을 열어두면서 이르면 이번 주 다른 은행들도 추가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5일 국민은행은 내부 회의를 거쳐 오는 9일부터 1주택자의 수도권 주택 추가 구매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제한한다. 신용대출도 연 소득 이내 범위에서만 제공하기로 했다. 다만 1주택자의 전세대출은 열어두기로 했다. 1주택자가 이사 등으로 대환하려는 경우는 주담대를 제한하지 않는다.
전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실수요자 대책을 주문하면서 "유주택자는 무조건 (대출이) 안 된다고 하는 건 금융감독원과 공감대가 없던 것"이라며 "무주택자를 포함해 교육 목적이건 뭐 간에 자기 집을 쓰려고 하는 분들이 움직이는 데 부담을 안 드리는 쪽으로 해야 한다"는 주문을 반영한 조치다.
1주택자의 전세대출까지 제한했던 우리은행도 전세대출 조건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우리은행은 9일부터 1주택자의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전면 중단한다고 2일 발표했다. 우리은행 사정에 밝은 은행 한 관계자는 "아직 검토 중이지만, 우리은행도 유주택자의 전세대출 제한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오는 10일 은행장 간담회 일정에 맞춰 정책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오는 10일 은행장 간담회를 열고 금융감독원과 실수요자를 위한 가계대출 정책을 논의한다. 이 원장이 1주택자 전세대출 제한 조치를 직격한 만큼 발을 맞출 수밖에 없단 입장이다.
다른 은행들도 쏠림 방지를 위해서라도 서둘러 추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실수요자 범위를 일률적으로 구분 짓기는 어렵지만, 국민은행이 무주택자와 1주택자로 제한한 만큼 다른 은행들도 유사한 범위 내에서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은행의 자체 실수요자 정책인 만큼 금융당국과 감독 당국에서 일률적 지침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 및 감독 당국의 의도에 맞춰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일관성 있는 정책 기준을 내놓지 않으면 임시방편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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