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한경협 회비 문제가) 정식 안건으로 올라와서 오늘 논의가 될 예정입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오전 6시 40분께 서울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린 정기회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찬희 위원장은 이날 "삼성 준감위와 7개 관계사가 협약했던 내용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를 하고 특별히 현안에 대해서도 좀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며 "노사 문제라든지 삼성의 여러 가지 준법경영과 관련된 사항들에 대해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비 납부 문제가 오늘 중으로 결정될지 여부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원칙적으로 위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만장일치로 의안을 결정해왔다"며 "위원들의 전체 의견을 받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에 이번 정례회의에선 '한경협 회비' 납부의 타당성 여부를 두고 준감위 위원들간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달 "(한경협 회비 납부)안건 논의 전 필요한 부분에 대해 자료를 요청하고 있다"며 "단체와 구성원은 차이가 있다. 구성원은 어떤 특별한 사업 목적이 없더라도 기금 마련이 가능하나, 단체는 구성원의 출연으로 운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기금 사용처라든지, 사후 감시 시스템 같은 것이 좀 더 정확하게 설득되고 구성원들의 이해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4월에는 "회비를 내느냐, 안 내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사용되는지, 사용된 후 어떻게 감사를 받을 것인 지가 더 중요한 문제여서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앞서 한경협은 지난 3월 말 삼성을 포함한 427개 회원사에 새로 개편한 회비 체계 관련 납부 공문을 발송했다. 삼성그룹 회비는 35억원으로, 삼성을 포함해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은 아직까지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류진 한경협 회장은 지난달 청북 충주시 우수 자문기업 방문 행사에서 "너무 서두르지 않고 있다. 회장 취임 1년 시점으로 좋은 결과 나오지 않겠나"며 "올해 안에만 내면 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류진 회장은 내달 22일 한경협 회장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이 밖에 이날 회의에선 현재 갈등을 겪고 있는 노사 문제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노사 문제는 이제 삼성이 반드시 넘어야 될 산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지만 그 안에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 지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초부터 이어진 임금교섭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창사 이래 첫 파업'이라는 극한 상황에 이르렀다. '강대강' 국면으로 대치하던 노사 양측은 파업 11일 만인 지난 19일 만나 오는 23일 임금교섭 재개를 합의했으나, 노조는 이날 오전에도 노조는 기흥캠퍼스에서 총파업 궐기대회에 나설 방침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정례회의 직후 이찬희 위원장을 포함한 준감위원 전원은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7개 관계사 최고 경영진과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간담회에 참여하는 계열사 및 대표이사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 등이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2월 준감위 3기 출범 후 처음 열리는 상견례 자리다. 준감위와 각 사 대표는 이번 간담회에서 그룹 내 준법경영 강화와 관련한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준감위와 삼성 최고경영진 간 간담회는 1기 때인 2021년, 2기 때인 2022년에 한 번씩 열린 바 있다.
아울러 이 위원장과 준감위는 이재용 회장과도 조만간 면담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지금 계속 협의 중"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만나려고 한다. 정확한 시점은 현재 말씀드리기 어려우나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다음달 준감위와 이 회장의 만남이 성사되면 2022년 10월 이후 1년10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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