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2021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관련해 부동산 신탁사의 손해배상책임 범위를 적정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탁사의 리스크가 금융권 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21일 이영경 한국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최근 기한 내 공사가 어려워지면서 신탁사를 상대로 소송이 늘고 있지만, 신탁사에 불합리한 판결이 나오고 있다"며 "신탁계약상에선 책임준공형 신탁사의 손해배상은 대출 원리금·연체 이자가 아닌 책임준공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책임준공형은 차입형과 달리 기한 내 공사를 약속하는 부동산 신탁상품이다. 시공자가 준공 의무를 못 지키면, 신탁사가 6개월 기간을 더해 그 의무를 떠안는데, 그 의무를 못 지키면 대주단에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대주단은 금융기관으로, 중소 건설사가 참여한 PF 사업에서 보통 활용한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대주단이 언제나 손실을 보지 않는 구조는 법에서 금지하는 금융투자업자의 손실 보전 행위에 해당한다"며 "신탁사가 해결하기 어려운 하도급 업체의 유치권 분쟁·하자 책임이 일어날 때도 신탁사의 손해배상으로 인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책임준공형 신탁사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신탁업계에서 신탁계정 대여금만 지난해 9월 4조8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8% 급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한국토지신탁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내렸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지난달 KB부동산신탁의 단기 신용등급을 A+에서 A2로 내렸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권 PF 대주단 협약에서 시공자와 신탁사의 책임준공 기한을 연장하고 손해배상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론 신탁사의 수탁 한도를 자기자본 대비 일정 비율로 제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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