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도중 피격을 당한 사건 여파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음모론까지 더해지고 있다. 영국 BBC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음모론은 때론 합당한 의문과 혼란 속에서 시작된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경호실패 문제 제기가 그렇다"고 전했다.
BBC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하는 연단에서 약 15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건물 지붕에 총기를 든 용의자가 기어오르는데도 사전에 이를 막지 못했느냐는 경호실패가 어떻게 가능했지에 대한 음모론"이라면서 "합당한 이유가 나오지 않자 불신과 추측 그리고 거짓정보가 그 틈을 파고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14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를 진행했다. 그런데 연설 도중 총격이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알이 오른쪽 귀를 스치면서 큰 부상을 피했지만 이 과정에서 유세를 지켜보던 청중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크게 다쳤다. 총을 쏜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살됐다.
BBC는 "트럼프 지지 쪽이 아닌 아닌 반대 진영에서도 음모론이 나오고 있다"면서 "트럼츠 측이 총격 사건을 자작극으로 꾸몄다는 게 그 내용"이라고 전했다. BBC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사건 후 의연한 대처와 함께 주먹을 불끈 쥐고 구호를 외치는 등 강인한 모습을 보이자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자 민주당 후보 지지자들이 (음모론을 위해)움직인 게 아니냐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 등 미국 현지 매체들도 바이든 지지세력과 좌파 진영 내부의 음모론에 대해 '블루어넌'(BlueAnon)이란 표현까지 소개했다. 블루어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일 지지하는 극우 음모론 집단인 '큐어넌'(QAnon)에 빗댄 단어다.
BBC는 "소셜미디어(SNS)인 'X'(엑스, 구 트윈터)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부터 '연출됐다'(staged)라는 표현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해당 단어는 비주류 SNS에서 주로 많이 쓰였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X' 등 주류 SNS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직후 성조기를 배경으로 피를 흘리는 와중에도 오른손을 들어 구호를 외치고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게 둘러쌓여 연단을 내려가는 사진도 음모론에 일조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AP 통신 소속 에반 부치 기자가 촬영했다. '올해의 사진', '대선 판을 흔들 수 있는 한 장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부치 기자는 지난 2021년 퓰리처상을 받은 경력이 있다. 그러나 바이든 지지자 일부와 좌파 진영에서는 부치 기자 사진이 연출됐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사진이 너무나 완벽하다"면서 "즉석에서 촬영됐다고 하기에는 깃발(성조기) 등이 너무나 잘 배치됐다"고 강조한다. 트럼프의 오른쪽 귀에서 흘러나온 피는 가짜이고 비밀경호국이 트럼프 선거본부와 공모했을 수 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지지 세력과 극우를 포함한 우파 진영에서도 음모론을 거론하고 있다. BBC는 "비주류 SNS인 트루스소셜 이용자들은 이번 총격 사건 배후에 바이든 현 대통령 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있다고 주장한다"면서 "미국중앙정보국(CIA)가 (트럼프)암살을 기도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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