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영풍과의 지속적인 경영권 갈등으로 고려아연의 신사업 등이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과 고려아연의 법적 소송전이 확대되고 있다. 전날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일방적인 황산취급대행 계약 종료 통보가 부당하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시설 노후화 등으로 폐쇄 필요성을 얘기하며 3개월의 유예기간 제공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으나, 영풍 측에서 7년 이상 유예기간을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사는 현재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영풍은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려아연을 상대로 황산 취급 대행 계약 갱신 거절에 관한 '불공정거래행위 예방 청구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 2일 거래거절 금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영풍은 고려아연과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 계열사인 HMG글로벌 간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신주 발행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9월 HMG글로벌을 상대로 5천272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 자금을 확보했다.
이에 영풍은 "이는 경영상 목적이 아닌 경영권 확대를 위한 것"이라며 "(고려아연이) 현금성 자산이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HMG글로벌에서 약 5000억의 투자금을 받으려고 할 필요가 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은 반대할 필요가 없다. 다만, 문제 삼은 것은 정관을 바꾸면서까지 제휴 목적이기보다는 우호 지분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과거 한화와 고려아연의 지분 맞교환을 예로 들며 비슷한 목적이라고 의심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유상증상 방식으로 투자금을 확보해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확장에 힘쓰려는 것이라며, 영풍이 배당금을 적게 받을 것을 걱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현대자동차그룹과 고려아연은 현재 니켈 제련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니켈 함량을 높여 올인원 이차전지 생산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대자동차에는 이차전지와 전기차 밸류체인 확보가 중요해, 고려아연과의 협력이 중요한 사업 파트너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폐배터리 수거, 분리, 제련 등의 과정을 통해 배터리 소재를 재활용하고, 이를 다시 현대자동차에 공급함으로써 환경문제 해결과 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영풍이) 배당금 줄어들 것을 걱정해 신사업 투자에 반대하며 시간 끌기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양사의 경영권 갈등에 업계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의 트로이카 드라이브 신사업 등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유상증자 재판과 관련해서는 질 가능성이 0%에 가깝고, 황산 같은 경우도 고려아연과 상관없는 문제"라며 "신사업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단언했다. 다만 "경영권을 두고 계속 싸우게 되면 주주들이나 외부 시선에 불안감을 줄 수 있어 회사의 신임도 저하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사업 △리사이클링을 통한 자원순환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며 '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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