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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흔들리는 심리, 흔들리는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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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 집값이 심상찮다. 3개월 넘게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상승폭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커진다. 거래량이 살아나더니 월간 기준 집값 폭등기인 2020~2021년과 비슷한 수준에 근접했다. 통계를 내는 기관마다 수치는 다르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살아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고금리도 여전하고 건설 경기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저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했지만 가격 기준이 9억원 이하라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췄다고 해도 여전히 이자 부담은 과거에 비해 높다. 치솟은 전세가 원인이라고 하지만 전세 가격은 여전히 과거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부동산 침체기와 달라진 부분이 없는데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생애 처음으로 아파트 등 집합건물을 구매한 수도 점차 늘더니 올해 1∼5월 주택 구매자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6% 급증했다. 대출 한도를 끌어모아 주택을 구매하는 '영끌족'이 돌아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재 중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나만 뒤질 수 없다'는 심리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른다는 믿음이 수요자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집값 폭등기에 대한 기억이 뇌리에 남아있는 만큼 '이번에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이 서울 주택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주택 시장이 뜨거워지고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눈에 띄게 가팔라지면서 은행권도 부채 관리에 부쩍 신경쓰는 모양새다. 정부 또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차례로 적용하며 가계대출 옥죄기에 나섰다.

하지만 주담대를 막는다고 내 집 마련에 초조해진 수요자들의 마음을 다잡기는 쉽지 않다. 이미 수요자 사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낮아진 탓이다. 공급을 늘린다고 했지만 내년부터 공급 절벽이 시작된다는 전망이 나올 뿐이고, 이달 적용 예정이던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을 2개월 연기해 수요자들 사이 "정부가 내 집을 살 마지막 기회를 줬다"는 말까지 나온다.

정말로 정부가 서울 집값 안정화를 원한다면 우선 수요자들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정부를 믿으라는 일방적 외침을 들을 수요자는 없다. 믿을 수 있는 비전을 보여주고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정부의 신뢰도 높은 주택정책 없이 흔들리는 집값을 잡기는 어렵다.

작은 불씨가 산불이 되면 모두 타기 전까지 막을 수 없다고 한다. 걷잡을 수 없이 수요자들의 마음이 흔들리기 전에 다잡아줄 믿을 수 있는 정부가 필요하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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