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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 지구 가열→청천 난기류↑…비행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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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레딩대학 연구팀 "난기류, 1979년 이후 55% 급증"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영국 런던을 떠난 싱가포르항공이 갑자기 난기류를 만나 태국 방콕에 비상 착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영국인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상처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항공기는 20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을 출발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순항 중이었는데 벵골만을 지나 미얀마 인근 안다만해 상공에 들어서면서 갑자기 심한 난기류에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기장이 난기류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은 물론 사전 데이터 확보도 할 수 없었던 ‘예기치 못한 난기류’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항공기가 난기류를 만나 태국 방콕에 비상착륙했다. 이동통로에 물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사진=가디언]
싱가포르항공기가 난기류를 만나 태국 방콕에 비상착륙했다. 이동통로에 물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사진=가디언]

영국인이 사망하고 많은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영국 매체들은 이번 사고의 원인 분석을 두고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나섰다. 영국 매체 가디언지는 “심각한 난기류는 1979년 이후 2020년까지 약 55% 증가했다”며 “그 원인을 기후위기로 보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설득력 있다”고 전했다.

장기 노선인 국제선의 경우 심각하든, 그렇지 않든 난기류를 몇 번 정도는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제선 정기 항공편에서는 난기류로 사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기장이 사전에 난기류 접근을 파악할 수 있고 대부분의 난기류 유형에 대해 사전 경고한다.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들은 기장이나 승무원의 사전 방송에 따라 안전벨트를 착용하면 된다.

문제는 지구 가열화로 지구 평균기온이 계속 상승하면서 갑자기 발생하는 난기류의 경우 사전에 파악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이번 경우가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기류는 서로 다른 바람 패턴이 충돌하거나, 서로 다른 온도·압력·속도 등으로 발생한다. 가디언지는 이를 두고 “보트가 갑자기 고르지 못한 물을 만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보트가 고르지 못한 물이나 큰 파도를 만나면 보트는 공중으로 붕 뜨거나 심하게 요동치기 마련이다.

뇌우, 산맥, 특정 구름의 출현과 같은 일부 날씨와 지리적 조건도 비행 중 난기류를 만든다. 비행기 조종사를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사전 경고 없이 발생하는 이 같은 ‘청천 난기류(Clear-Air Turbulence)’에 있다.

청천 난기류는 사전에 파악이 어렵고 순항 중이던 비행기가 진로에서 벗어나거나 고도를 급격하게 낮춘다. 격렬하게 요동치는 상황에 부닥친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싱가포르항공기가 난기류를 만나 태국 방콕에 비상착륙했다. 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가디언]
싱가포르항공기가 난기류를 만나 태국 방콕에 비상착륙했다. 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가디언]

난기류가 증가하는 배경으로 기후과학자들은 ‘기후위기’를 꼽았다. 영국 레딩대학의 과학자들은 지구 가열화로 기온이 높아져 대서양 횡단 항공편의 난기류가 많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높은 고도에서의 풍속 변화로 1979년부터 2020년 사이에 심각한 난기류 사건이 55% 증가했다는 것이다.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인 폴 윌리엄스(Paul Williams) 교수는 “더 심한 하늘의 파도가 이미 도래했고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라며 “난기류를 예측하고 감지하기 위해 더 나은 시스템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난기류를 만나 비행기가 추락하는 사례는 드물다. 난기류에서 다치지 않기 위해서는 좌석에 앉아 있을 때는 항상 안전벨트를 풀지 않고 착용하는 게 안전의 기본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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