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일본 대표 메신저 라인(LINE) 운영사 라인야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 건에 대해 네이버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급부상한 라인야후 지분 문제에 대해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기반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라인야후와 네이버의 현재 상황,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와 관련한 네이버의 언급 등을 짚어봤다.
6일 네이버에 따르면 회사는 라인야후(LY주식회사)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 문제 등을 두고 내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라인야후는 과거 네이버의 자회사였던 라인(메신저)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검색)을 운영하는 회사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2019년 11월 경영 통합을 선언한 후 출범했다. 네이버·소프트뱅크→A홀딩스→라인야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라인야후의 실질적 모회사인 A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각각 절반(50%)씩 가지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의 지분을 1주라도 더 가지면 네이버는 라인야후에 대한 경영 주도권을 잃게 되는 구조다. 네이버가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인지도가 높은 라인을 발판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해 왔다는 점에서 지분 매각이나 지배력 축소는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라인야후, 단계적으로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인프라 매출에 영향 예상"
발단이 된 건 지난해 11월 라인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약 51만9000건) 사건이다.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야후와 내부 시스템을 일부 공유하던 네이버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을 받으면서 악성코드에 감염된 것이 개인정보 유출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는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시스템 분리다. 이와 관련해 라인야후는 지난 4월 26일 일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재발 방지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히면서 네이버·네이버클라우드와의 시스템 분리를 2026년 12월까지 완료한다는 당초 방침에서 이 시기를 더 앞당기겠다고 했다.
이같은 조치는 향후 네이버의 매출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야후가) 네이버클라우드를 인프라로써 활용하고 있던 것이어서 이 부분과 관련한 매출(인프라)에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 규모를 비롯해 나머지 부분은 현재로서 이야기할 수 있는 사항이 많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네이버 "日 행정지도 이례적…따를지 말 지를 결정할 문제 아냐"
다른 하나는 라인야후에 대한 '자본 관계 재검토'다.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가 시스템 업무를 위탁한 네이버에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다고 보고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내린 바 있다.
지분 매각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건 아니지만 네이버는 라인야후에 대한 지배력 축소를 요구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 가운데 네이버에서는 "자본 지배력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행정지도 자체가 이례적"이라면서 "이것을 따를지 말 지를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기반해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행정지도가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건 아니지만 무시할 수 없는 압박"이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중장기적으로 네이버에 이득이 되는 방안을 모색해 추진하겠다는 방향성이 (해당 언급에)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네이버가 지분을 그대로 두고 현재와 같은 경영 체제를 유지할지, 지분을 매각할지 등 다양한 방안을 심사숙고 중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두고 한일 외교 문제로 비화할 우려가 나온 데다 양국 정부가 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변수여서 단기간 내 네이버가 명확하게 입장을 내놓으며 해소될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라인야후 공동 경영 등 '혈맹' 관계를 구축한 소프트뱅크와 네이버 간의 지분 협상도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소프트뱅크의 입장 표명과 향후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오는 9일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 최근 사안과 관련한 언급 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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