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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했는데도 계약 '제로'"…지방 미분양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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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등지서 준공 후에도 미계약 단지 속출
미분양 증가세 속 올해 월간 최다 물량 분양 앞둬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주택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준공 후에도 한 가구도 계약하지 못한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이달 월간 기준 올해 최다 물량이 분양 시장에 나오면서 미분양이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 달서구 일원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아이뉴스24DB]

3일 업계에 따르면 대구 서구 내당동 '반고개역푸르지오'는 3월 기준 240가구 모두 미분양 물량으로 남았다. 지난 1월 준공한 단지는 계약 후 즉시 입주가 가능한 점을 내세우며 2월 청약을 진행했지만 1·2순위 청약 결과 239가구 모집에 19건만 접수됐다. 6월 입주 예정이지만 미계약자가 속출하면서 모든 타입에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발생했다.

4월 입주 예정이던 경북 경주시 진현동 엘크루 헤리파크도 3월까지 모든 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지난 2022년 1월 청약 결과 337가구 모집에 50명이 접수하며 대거 미분양 물량이 남았는데, 지난 2월 모든 물량이 미분양으로 전환된 상태다.

주택 경기가 반등하지 못하면서 이들 두 단지 사례처럼 지방을 중심으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준공 후 미분양은 1만2194가구로 8개월 연속 늘어나 1만2000가구를 넘어섰다. 수도권은 2261가구로 전월 대비 줄었지만 지방은 9933가구로 전월(9582가구) 대비 351가구(3.7%) 늘었다.

지역별로는 대구와 경북에서 준공 후 미분양 증가폭이 컸다. 대구는 반고개역 푸르지오 240가구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에 포함되며 1085가구에서 1306가구로 221가구(20.4%) 늘었다. 경북은 790가구에서 1008가구로 218가구(27.6%) 급증했다.

문제는 지방 분양 물량이 적잖게 남아있다는 점이다. 청약홈 개편으로 분양을 하지 못한 단지가 5월 청약시장에 가세하면서 공급 물량이 급증한 상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분양 물량은 3만6235가구(임대포함 총가구수)로 올 들어 가장 많다. 그중 지방에서는 1만7449가구가 대전과 강원도, 울산 등 곳곳에서 청약을 예고했다.

관건은 분양과 입주 예정일 간격이 짧은 후분양 단지의 청약 성적이다. 청약 후 입주까지 기간이 짧은 만큼 청약에서 미분양 물량이 발생하면 단기간에 준공 후 미분양으로 전환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입주를 앞둔 단지가 차례로 후분양을 진행했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다. 지난 1월 청약한 부산 사상구 괘법동 '보해썬시티리버파크'는 7월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214가구 중 186가구 미분양을 털어내지 못했다. 경남 산청 '스위트캐슬 더프라임'도 지난 1월 입주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청약했지만 2월까지 77가구 중 69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반고개역 푸르지오' 또한 청약 후 미분양 물량이 단기간에 준공 후 미분양으로 전환된 사례다.

이달 분양 물량 중에서는 힐스테이트황금역리저브 1·2단지(152가구·181가구)가 이달 분양 후 12월 입주를 예고한 후분양 단지다. 또한 대구 달서구 '상인푸르지오 센터파크'는 지난달 사용승인을 받았지만 여전히 청약 계획을 잡지 못해 적절한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방 주택 시장이 냉각된 상황에서 단기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수요자들의 선별 청약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 만한 장점이 있는 단지는 지방이라도 좋은 평가를 받겠지만 특별한 장점이 없는 대다수 단지는 현 상황에서 미분양을 피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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