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대구] 2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구경북(TK)을 방문한 가운데, 지역 민심은 한 위원장의 '이종섭·황상무' 논란 관련 소신 행보를 계기로 우호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최근 공천 취소된 도태우 대구 중·남구 후보에 대한 동정 여론도 감지됐으나, 그럼에도 "여당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대구 달서구 월배로를 시작으로 서문시장, 동성로, 경산시장 등 TK 중심지를 방문했다. 특히 서문시장을 처음 찾는 한 위원장을 보기 위해 수천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장사진을 쳤다.
지역민 다수는 최근 이종섭, 황상무 관련 논란 소신 행보로 용산과 대립각을 세웠던 한 위원장의 모습을 높이 평가했다. 달서구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최선평(이하 가명)씨는 서문시장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한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반대하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소신 있게 대응하는 모습이 오히려 괜찮았다"며 "보고 '쪼매(조금) 하네' 싶더라. 아무리 여당 대표라도 할말은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라고 밝힌 50대 김옥자 여사는 "대통령이 국정에 바쁘다 보면 현장 민심을 알기 어렵다. 한 위원장이 이종섭 대사 귀국, 황상무 수석 사퇴를 요구한 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당 대표로서 계속 신뢰받는 인상을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도심 번화가 동성로에서는 한 위원장에게 열광하며 셀카, 사진을 요청하는 청년층의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20대 남성 김유진씨는 "윤 대통령에게 불통 이미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솔직하고 스스럼 없이 소통하는 모습이 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며 "주변(지역 청년)에서도 한 위원장에 대한 호감도가 생각보다 높다"고 전했다.
이날 서문시장과 동성로에는 최근 여당의 도태우 대구 중, 남구 후보 공천 취소를 비판하는 지지자들이 모여 여당 지지자, 일부 시민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지역민은 도 후보가 경선을 거쳐 후보가 된 만큼, 공천 취소가 안타깝다고 밝혔다.
서문시장 인근 상인 이욱재(50대)씨는 "도 후보가 억울한 점은 있을 것 같다. 과거 발언(5·18)에 사과도 했다고 들었다"며 "도 후보의 무소속 출마를 비판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40대 달서구 주민 최형모씨는 "지역 어르신들은 오히려 도 후보의 발언을 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며 "지역민들의 지지가 있으니 도 후보도 (선거를) 완주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다만 여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자신을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이병희씨(40대 남성)는 동성로에서 "공천이라는 게 언제나 억울한 사람이 나오는 것 아니냐. 여당도 선거를 이겨야 하는데 (도 후보 취소가)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며 "안타깝지만 도 후보가 여당을 위해 힘을 실어주는 게 어땠을까하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중구 거주 남성 오성진(40대) 씨는 도 후보 당선 전망과 관련해 "지역(중·남구)에서 도 후보 동정 여론과 여당에게 힘을 싣자는 여론이 팽팽한 것 같다"며 "그러나 개인적으론 발언 논란이 있는 만큼 도 후보가 당선되는 모습은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도 후보는 중·남구에서 국민의힘이 재공천한 김기웅 후보와 맞붙는다.
도 후보와 더불어 경북 경산에 무소속 출마한 최경환 후보(전 국무총리)도 TK 민심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 후보의 경우 경산 4선 의원 출신이자 '박근혜계' 좌장으로 불리며 지역 내 인기가 높다.
경산에서 만난 50대 주민 설영훈씨(남)는 "최 후보는 지역에서 오래 기반을 쌓아왔다. 아울러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TK 표심을 얻으면 무소속 당선 가능성이 높다"며 "도 후보와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경환 후보는 경산에서 국민의힘 조지연 후보와 대결한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경산시장 유세에서 조 후보를 소개하며 "조지연을 선택하는 것이 우리를 선택하는 것이다.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최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남겼다. 아울러 "우리는 무소속 출마자의 복당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최 후보와 철저히 선을 그었다.
이날 국민의힘은 내주 한 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K의 상징인 박 전 대통령을 만나 보수 결집을 시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유영하 변호사는 국민의힘 대구 달서갑 후보에 공천됐다.
/대구=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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