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국민의힘이 도태우 대구 중·남구 후보의 공천을 유지하면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호남 방문 등을 앞두고 중도층 공략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지난 12일 ' 5·18 발언 논란' 등에 휩싸인 도태우 후보의 공천 유지를 결정했다. 도 후보는 2019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의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후 공관위에 도 후보의 발언, 공천 등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했으나 공관위는 지난 9일과 12일 도 후보가 두 차례 사과로 반성 의지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13일 라디오에서 "(공관위) 논의 도중 두번째 입장문이 나왔고 사과의 진정성도 더 느껴졌다"며 "국민들이 도 후보의 현재 변화된 모습까지 살펴봐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공관위 결정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13일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중도, 무당층을 고려하면 좀 더 조심스럽게 판단했어야 했다"며 "수도권이나 격전지에서 뛰는 사람(후보)들에게 악영향이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TK(대구경북)를 의식해 도 후보의 공천을 유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 변호사로 활동했던 도 후보는 유영하 변호사(대구 달서갑 여당 후보)와 함께 최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도 후보는 현역 임병헌 의원과의 경선에서도 승리했다.
그러나 현재 여당이 TK 일부(대구 북구갑, 동구군위갑)에 정치신인을 위한 '국민추천제'를 실시하는 등 'TK 눈치보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여당 TK 관계자는 "(도 후보 공천은) '텃밭에서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한 위원장의 취지와 결국 모순되지 않느냐"며 "TK뿐 아니라 전체적인 선거를 고려하는 것이 더 옳은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오는 14일 부산·경남, 15일 호남을 방문하며 격전지, 중도층을 겨냥한 유세를 이어간다. 그러나 도 후보 논란과 함께 장예찬 부산 수영구(난교 발언), 조수연 대전 서구갑(일제강점기 옹호) 등 설화가 잇따르면서 전문가들은 여당의 총선 이미지 타격을 경고하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도태우 공천은) 한 위원장이 결국 강경 보수층 눈치를 봤다는 인식을 줄 수 밖에 없다"며 "중도층에겐 결국 실점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결국 선거는 중도층 싸움이다. 도 후보 문제나 잇따른 설화는 중도층이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힘들다"며 "한 위원장이 책임있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수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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