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LG화학이 작년 실적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내놨다. 석유화학업계 불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10조 이상의 대규모 신사업 투자 승부수에 귀추가 주목된다.
LG화학이 지난 19일 발표한 공시에 따르면 작년 연결기준 잠정 매출은 55조2497억원, 영업이익은 2조52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8.37% 증가했으나, 지난해 3조에 달한 영업이익이 15.11%(약 4500억원)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6.47% 감소한 2조534억원으로 나타났다. LG화학 측은 매출 변동 요인에 대해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업계는 올해도 불황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와 아울러, 중국이 설비를 증설하면서 글로벌 에틸렌스프레드 생산능력이 확대돼 공급과잉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에틸렌 생산능력은 2억2900만톤인 반면 수요는 1억8800만톤에 불과하다.
석유화학 사업의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LG화학은 공격적인 투자로 신사업을 육성해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작년 3월 LG화학은 미래 성장 3대 동력인 친환경·전지 소재·신약에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 양극재 공장 설립에 4조원을 투입하는 등 설비투자(CAPEX)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CAPEX 규모는 △2020년 2조5780억원 △2021년 3조1530억원 △2022년 3조531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다만 막대한 투자 규모에 비해 성과가 가시화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재무 건전성이라는 과제도 함께 요구받고 있다. 신학철 LG 화학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 사업을 적기에 육성해야 한다"며 "관리가 가능한 운전자본은 내부 관리 목표를 수립하고 집중적으로 관리해 현금 흐름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LG그룹은 LG화학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시가총액 규모가 감소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2년 만에 SK그룹에 시총 2위 자리를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한국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요 계열사인 LG엔솔이 28조, LG화학이 14조 감소하는 등 LG그룹의 시총은 65조 넘게 줄었다. 반면 SK그룹은 계열사 SK하이닉스의 시총이 20조원 이상 늘어나면서 LG그룹을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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