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현대차·기아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국에서 지난해 사상 첫 150만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거뒀다. 올해는 전기차와 고부가가치 차량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12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해 미국에서 모두 165만2821대를 판매했다. 이는 2022년 대비 12.1% 늘어난 것으로 미국 진출 이후 가장 좋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종전 최다 판매 기록은 2021년 기록한 148만 9118대다.
현대차·기아는 지프, 크라이슬러 등 미국 정통 브랜드가 속한 스텔란티스를 넘어 도요타, 제너럴모터스, 포드에 이어 4위에 올랐다. 2021년 혼다를 제치고 미국 시장 판매 순위 5위에 오른 지 2년 만에 한 계단 상승했다. 올해는 포드를 넘어 3위 자리까지 넘본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영역에서의 선전이 돋보인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52.3% 증가한 총 27만8122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미국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20%를 웃돌았다.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이 10%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시장 지배력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2022년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된 아이오닉5다. 아이오닉5는 지난해 연간 3만3918대가 팔려 본격 판매 첫해인 2022년 대비 47.6%나 판매량이 뛰었다.
고부가가치 차량인 고급차(제네시스), 레저용 차량(RV) 부문에서의 성장세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대수는 전년보다 22.6% 증가한 6만9175대였다. RV는 전년 대비 15.9% 늘어난 121만8108대 판매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친환경차와 고부가가치 차량을 중심으로 미국 판매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분기 내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공장에서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실용차(SUV) 모델인 'EV9'을 생산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내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가동을 시작한다. 현대차·기아는 당초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했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더 치열해진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자 가동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연간 150만대 판매를 넘어선 것은 더는 단순히 가성비 좋은 브랜드가 아니라 품질과 상품성, 브랜드력을 갖춘 미국 소비자의 '최선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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