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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하네" '슈링크플레이션'보다 더한 '번들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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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브랜드스토어·자사몰 등서 '묶음'보다 '낱개' 더 저렴하게 판매
소비자 "많이 사는데 왜 더 비싸게 받나" 황당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제품 가격을 올리는 대신 몰래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inflation)' 행태를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묶음 제품을 낱개보다 비싸게 판매하는 '번들플레이션(bundle+inflation)'마저 나오고 있다. 제조·판매 업체들은 급등하는 원가로 인해 변칙적인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슈링크플레이션과 번들플레이션은 소비자들을 현혹시킨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케첩, 마요네즈 등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케첩, 마요네즈 등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24일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등에 따르면, 최근 CJ제일제당·농심·오뚜기 등 주요 식품 제조사들이 묶음상품보다 낱개상품을 더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CJ제일제당은 햇반 컵반 불닭마요덮밥, 햇반, 비비고 왕교자 등 인기 제품 다수에 적용됐다.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뿐만 아니라 CJ제일제당의 자사몰인 'CJ 더마켓'에서도 소비자를 기망하는 번들플레이션이 버젓이 올라 있다.

햇반 작은공기 130g(36개) 상품이 6개 상품보다 개당 90원 비쌌고, 발아현미밥(210g) 단품 가격은 1380원이지만 8개입 제품은 개당 1498원으로 가격이 더 높았다.

또 농심은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신라면 컵라면(65g·소컵) 12개 묶음을 개당 1017원에 팔면서도, 6개 묶음은 817원에 판매했다. 오뚜기도 오뚜기밥 고시히카리(210g) 상품 3개 묶음은 4380원에, 18개 묶음은 2만9280원에 판매됐다. 개당 가격으로 환산하면3개 묶음은 1460원이지만, 18개 묶음은 1627원으로 더 비쌌다.

특히 농심은 자사몰에서도 사리곰탕(소컵) 18개 제품 가격은 개당 911원이지만, 12개 제품은 908원으로 더 많이 살 수록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했다.

소비자들은 직영·자사몰인데다, 묶음상품이기에 많이 살 수록 더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유한킴벌리의 하기스는 네이처메이드 팬티형 기저귀 4단계 52매 상품을 2개 묶음은 4만8900원에, 4개 묶음은 10만5900원에 판매했고, 존슨앤존슨(J&J)의 아비노 데일리 모이스춰라이징 바디워시(532ml) 상품은 2개 묶음상품 구매 시 개당 가격은 1만1830원, 3개 묶음상품은 개당 1만2300원에 판매했다.

유통가에서는 오프라인 대형마트와 달리 이커머스는 제품 단위당 가격 표시 의무가 없기 때문에 '묶음상품은 더 싸다'는 소비자 심리를 악용한 판매 방식이 판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동일판매자의 1+1 광고 상품이 단품 가격보다 비싸게 판매될 경우 소비자의 착각이나 실수, 비합리적 지출을 유도하는 '다크패턴'으로 규정한다. 정부도 다크패턴 판매 방식에 대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관계부처, 한국소비자원 등이 모여 슈링크플레이션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으며, 관련 73개 품목 209개 가공식품에 대해 이달말까지 조사를 벌이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슈링크플레이션 단속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반면 아직 번들플레이션에 대한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는 번들플레이션 논란이 계속되자 내년부터 단위가격표시제를 도입할 계획을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슈링크플레이션과 번들플레이션 등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착각하게 해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기업 윤리상 올바르지 않다"면서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어려운 서민들을 속여 자사 이익만을 추구하는 속임수는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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