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직전 국회의장이자 대전 서구갑에서 6선을 지낸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차기 총선 불출마와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여의도를 떠나더라도 국가와 대전에 대한 헌신은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국회에서의 저의 역할은 내려놓을 때라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 권유로 정계에 입문해 6선 의원과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의정활동에 있어) 간절한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헌신했다"며 "이제 저의 빈자리는 시대 소명이 투철하고 균형감각과 열정을 가진 새 사람이 맡아주길 염원한다"고 했다.
이어 "계란으로 바위치는 심정으로 민주당 불모지인 대전에 도전했다. 대전 서구갑 주민들은 제 호소를 품어줬고 큰 사랑 덕분에 연속 6번 섬김 기회를 얻었다"며 "국민은 정치인이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정치인이란 배를 뒤집기도 한다는 군주민수의 경고를 늘 가슴에 새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은퇴 기자회견에서 다당제, 대화와 타협 등 '정치혁신'과 지역주의 타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협치를 위해 어느 한 당도 전체 의석 과반을 넘지 않게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1당이든 2당이든 다른 한 당 이상과 합의할 때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킬 수 있는 '연합 과반'을 만들 수 있는 선거제가 필요하다"며 선거개혁과 다당제 실현을 주장했다. 아울러 "여당이건 야당이건 당보다 국가와 국민이 우선이고, 국회의원의 모든 게 역사에 기록된다는 두려움을 늘 간직해달라"고 덧붙였다.
최근 여당을 중심으로 언급되는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출마 금지', '중진 험지론'과 관련해서는 "선수(選數)가 출마 기준이 돼선 안 된다. 정치도 노장청(노인·청년·장년)의 결합이 가능할 때 발전한다"며 원칙적으론 거리를 뒀다. 다만 "국민의힘에서 변화 움직임이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비수도권 정치인으로서 여당의 '김포-서울 통합' 공약에는 반대했다. 박 의원은 "서울시민의 삶의 질은 서울을 채우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비우는 데서 온다. 모든 돈과 사람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건 바람직 하지않다"며 "행정구역을 개편하려면 국가 전체의 큰 틀을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 지금껏 논의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충청 메가시티가 같이 가거나 먼저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국민의힘 모두를 향한 쓴소리도 남겼다. 그는 "민주당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취하지 말아야 한다. 강서구청장 승리가 민주당이 잘해서 한 건지 반사이득인지를 냉철히 판단하고 빨리 잊는 게 좋다"며 "국힘은 자신들의 강서구청장 선거 민심(패배 요인)의 핵심부터 접근하는 게 바른 순서다"라고 했다.
1952년생인 박 의원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1998년 새정치국민회의 입당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16대 국회를 시작으로 21대 국회까지 대전 서구에서 내리 6선을 한 민주당 내 대표 중진의원이기도 하다. 21대 국회 출범 당시 전반기 국회의장에 선출됐으며, 지난해 5월 말을 끝으로 현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자리를 넘겼다.
국회 세종의사당 추진, 중국통으로서 대중외교에 힘쓴 점은 높이 평가되나 지난해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통과에 협조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편 박 의원은 민주당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세 번째 현역의원이기도 하다. 박 의원에 앞서 우상호(4선·서울 서대문갑), 오영환(초선·경기 동두천)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