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올해 초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10년 운영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 면세업계가 김포공항 입찰에서 다시 한번 맞붙을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이르면 11월 말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 공고를 내고 면세사업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면세점은 계약 조건 등이 담긴 공고가 나오지 않은 만큼 추후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재 김포공항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은 향수·화장품을 판매하는 DF1 구역과 주류·담배 등을 판매하는 DF2 구역으로 구분된다. 롯데면세점이 2022년부터 DF1 구역을, 신라면세점이 2018년부터 DF2 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입찰은 내년 4월 신라면세점의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나오는 자리다. 계약상으로는 이달 16일 만료 예정이지만 코로나19 상황 등을 인정받아 영업 기간이 6개월 연장됐다.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3층에 위치한 DF2 구역의 면적은 약733.4m²(222평) 규모다. 2018년 공항공사 측이 예측한 연매출은 600억원 수준이다. 당시 롯데·신라·신세계·두산 면세점 등이 입찰에 도전했는데 한국공항공사 평가에서 신라면세점이 94점을 얻어 롯데(92점)를 앞서며 사업권을 따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5월 김포공항 면세점의 전면 리뉴얼을 마친 후 재오픈해 운영 중이다. 사업 기간은 2022년 1월부터 2026년 12월까지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5년 연장 가능해 2032년까지 운영할 전망이다.
한국공항공사는 관세청 등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친 후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인데 혹시 일정이 바뀌더라도 연내에는 공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입찰에는 롯데의 참여 가능 여부도 주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이미 DF1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DF2 구역 사업권까지 얻게 되면 자칫 독점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이미 화장품과 향수를 하고 있는데 주류, 담배까지 하면 한 공항에서 모든 품목을 다 판매하게 되는 것"이라며 "다만 품목이 달라 규정상 입찰 참여 자체가 불가하지는 않을 텐데 관세청이나 한국공항공사에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이번 사업권까지 획득해 김포공항 면세점을 단독 운영하게 되면 독자적인 마케팅을 통한 매출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지난 3월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22년 만에 물러나면서 시내와 온라인 면세점에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매출 비중이 높은 주류·담배 사업권인 만큼 면세점들이 모두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국내를 찾는 외국인이 늘어남에도 매출은 줄고, 관광객의 소비 행태가 바뀌는 등 면세 업계가 암울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 만큼 경쟁이 얼마나 치열할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와 같은 예상치 못한 변수 발생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김포공항을 오가는 국제선이 거의 없는 탓에 비행기가 뜨는 시간에 맞춰서 부분적으로 운영했다. 올해 초부터 항공편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지난 5월부터 운영을 정상화했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와 제주, 김해 등 전국 7개 국제공항의 이용객이 올해 1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2032만명과 비교하면 약 64% 수준이지만 올 12월 여객은 2019년 대비 88%, 운항편수는 82% 수준까지 점차 회복해 내년에는 국제선 이용객이 2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포공항의 국제선 비중이 늘고 있고, 중국·일본과 국내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김포공항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기에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다만 임대료 산정 방식 등 여러가지를 따져봐야 하기에 정식 공고가 나오면 검토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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