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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27년 숙원 풀려가니…가격 상승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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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갈등 봉합 이어 최근 국토부·현대건설 상대 고소 취하
조합설립 후 매물 급감하며 가격 상승…연초보다 6억 올라

[아이뉴스24 이수현 수습 기자] "재건축은 조합원 의지에 달렸어요. 아무래도 소송을 취하했다는 것은 은마 조합원의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잖아요.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27년 숙원이었던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거래가 활발해지며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이 국토교통부와 현대건설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기로 한 지난 24일 이후 은마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분위기는 사뭇 고조된 상태다.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위치도 강남 한복판이어서 서울의 대표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은마아파트. 지난달 조합 설립과 상가 분쟁을 마무리한 데 이어 소송 취하까지 이어지면서 재건축 사업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은마아파트 [사진=뉴시스]
은마아파트 [사진=뉴시스]

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조합설립 인가 직후 첫 대의원회를 열고 '국토부 GTX 정보공개 청구 관련 소송 취하의 건(10호 안건)','현대건설 명예훼손 고소사건 취하의 건(11호 안건)'을 찬성 의견으로 통과시켰다. 찬반의견은 각각 찬성 124명(기권 1명), 찬성 125명(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조합원 대다수가 찬성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은마아파트 지하를 통과하는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은 은마아파트와 현대건설·국토교통부는 협의 끝에 GTX-C노선의 곡선반경을 줄여 관통하는 면적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1996년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를 발족한 은마아파트는 여러 차례 발목이 잡히며 속도를 내지 못했다. 2002년에는 안전진단에서 탈락하면서 무산됐고 이후 계획도 서울시와 정부의 규제에 밀려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다.

사업이 지지부진한 사이 주민 간 갈등도 커졌다. 기존 추진위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은마아파트소유주협의회(은소협)와 은마반상회(반상회) 등 단지 내 다른 단체가 설립돼 각자 목소리를 냈다. 이에 더해 주민과 상가 소유주 사이 갈등까지 드러나면서 재건축 사업은 큰 위기를 겪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35층 규제를 폐지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추진위는 집행부를 새롭게 결성하면서 재정비에 나섰고 지난해 10월 은마아파트 재건축 계획안이 서울시 재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상가와 갈등도 봉합됐다. 지난 5월 상가 소유주 절반 이상이 조합 설립에 찬성하면서 조합 설립 기준(전체 아파트 소유자 75%, 동별 소유자 50% 이상 동의)을 충족했다. 그리고 지난달에는 추진위원회 발족 27년 만에 강남구청으로부터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조합 설립 이후 입주민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재건축은 조합원들이 사업에 대해 얼마나 의지를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한 사업"이라며 "이전까지는 주민들의 여러 의견이 강해 사업 진행 속도가 느렸지만 조합이 소송을 취하하면서 본인들의 입장을 일부 양보하는 등 사업에 대한 의지가 드러난 점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단지를 둘러싼 소송까지 마무리한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다음 단계는 사업시행인가다. 앞서 서울시는 은마아파트를 최고 35층 33개 동, 57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안을 승인했다. 지난해 10월의 일이다.

다만 승인 직후 서울시가 높이 규제를 폐지하면서 은마아파트 또한 최고층수를 49층으로 높여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오르면서 공사비가 급격하게 올랐고 조합원이 내야 하는 분담금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은마아파트 조합 측은 "사업승인인가에 앞서 은마아파트 최고층수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방향은 없다"고 밝혔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사진=김서온 기자]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사진=김서온 기자]

아직 사업 진행을 위해 많은 단계가 남았지만 은마아파트는 벌써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투기과열지구에 속하는 은마아파트는 재건축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서 10년 보유, 5년 거주한 1가구 1주택 집주인만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 은마아파트 거주민 일부만 거래할 수 있다 보니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어든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26일까지 올해 99건 거래됐다. 지난해 총거래량인 35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조합 설립 인가가 나온 지난달 26일 이후 거래량이 매말랐다. 10월 거래량은 단 1건으로 매달 최소 4건 이상 거래된 이전 상황과 비교해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거래량이 감소한 동시에 실거래는 꾸준히 오르며 9월 전용면적 76.79㎡가 24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7월 24억8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가장 비싼 금액이다. 전용면적 84.43㎡도 8월 27억원까지 상승했다. 올해 초 21억~22억선에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8개월 만에 6억원이 올랐다.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도 가격이 올랐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7일 기준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79㎡ 매물 중 최저가는 23억8000만원으로 매물 대부분은 24억원 이상이다. 8월 이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84.43㎡도 대부분 매물이 27억원보다 높다.

은마아파트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씨는 "은마아파트는 20년 이상 재건축 얘기가 나온 단지라 투자 목적으로 구매하는 이들이 많아 손바뀜이 자주 발생한 단지"라며 "조합 설립 이후 공급은 부족하고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 또한 "도시 정비 사업은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과정"이라며 "은마아파트는 조합설립 인가부터 소송 취하 등 여러 민원·행정적인 부분이 해결되면서 매물이 줄어들고 가격은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수현 수습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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