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중국인 단체 관광이 허용된 건 분명 좋은 일이지만 그들을 맞이하기 위한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관광 상품 경쟁력은 떨어졌는데 한국 물가가 예전보다 많이 비싸졌다는 말도 나온다.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면 좋은 기회를 눈앞에서 놓칠 수도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의 말이다. 6년 5개월 만에 중국 단체관광객(유커)이 복귀하면서 면세‧관광 업계가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뜬 분위기지만 마냥 기뻐하고만 있을 때는 아니라고 한다. 많은 관광객을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맞이할 경우 한국에 대한 이미지만 오히려 나빠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여행사들은 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해 필요한 호텔, 식당, 관광버스 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중소 업체들이 문을 닫았는데 아직 회복하지 못한 탓이다. 관광버스 운전기사들은 다른 업계로 발길을 돌렸다. 즉 단체 여행객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해 많은 관광객이 국내를 찾아도 먹고 잘 곳이 부족해 여행상품 기획 단계서부터 장애물을 맞닥뜨린 상황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물가도 올라 외국인이 느끼는 쇼핑에 대한 매력도 떨어졌다.
최근 단체 관광객 130명을 이끈 여행사는 명동 관광 일정 후 단체로 밥 먹을 수 있는 장소를 마포 쪽으로 구했다고 한다.
2019년까지 글로벌 1위였던 국내 면세산업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과거의 영광은 시내면세점의 편의성을 높여 관광객을 유인한 것이 한몫했다. 면세점은 공항 옆에 물류센터를 마련해 물류 비용은 줄였고 가격경쟁력은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이렇다 보니 한때 전 세계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은 화장품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국내 면세업계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급격히 하락세를 걸었다. 국내 면세 업계의 영업이익률은 2016~2019년 1.2%에서 6.0%까지 형성됐으나 2020년 -7.2%로 급전직하했다. 그 사이 중국 면세점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해 2020년부터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 12개였던 중국 내 시내면세점은 2025년 52개까지 늘어날 예정이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줄곧 2,3위를 유지했으나 2022년 3위, 5위로 밀려났다. 2021년에는 중국 CDFG면세점이 1위, 롯데면세점이 2위였는데 매출액 격차는 2배 이상이다.
국내 면세점이 다시 글로벌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까. 다행히 K팝, K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의 인기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 상황은 긍정적이다. 이에 맞춰 업계는 K팝 페스티벌과 연계하고 K팝 스타를 모델로 기용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인프라를 확충하는 게 급선무다. 국내 관광지별 특색이 없어 장기적으로는 관광지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도쿄, 교토, 오키나와 등 지역별로 매력이 달라 여행하는 재미가 있고 재방문하고 싶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찾는 많은 외국인들은 강원, 제주, 부산 등 어디를 가도 기념품이나 음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외국인 상대로 바가지 요금이 심하다는 지적도 받는다.
이런 문제들이 해소돼야 과거 국내 면세점이 누렸던 영화 또한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적절한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 지금은 글로벌 면세 시장에서 주도권을 찾아야 하는 중대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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