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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과기계, 尹 'R&D예산 백지화'에…"연구현장 황폐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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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공동대응' 약속…연구자들 "구조조정 막아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18일 민주당 과방위원, 과학기술계 연구직 노조 관계자들과 함께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토론회 '사상 초유의 R&D 예산 백지화, 무엇이 문제인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정민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18일 민주당 과방위원, 과학기술계 연구직 노조 관계자들과 함께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토론회 '사상 초유의 R&D 예산 백지화, 무엇이 문제인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정민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윤석열 정부가 최근 내년도 'R&D(연구개발) 예산'의 전면 재검토(백지화)를 지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과학기술계 인사들이 18일 토론회를 열고 공동 대응을 모색했다. 참석한 과기계 인사들은 R&D예산 재검토를 '출연연(정부출연연구소) 구조조정'이라고 비판하며 연구 현장의 '눈치보기'를 우려했다.

◆ 과기계 만난 野…"재검토는 폭력적 행태"

민주당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사상 초유의 R&D 예산 백지화, 무엇이 문제인가' 긴급토론회에서 "R&D 예산은 다들 아시는 것처럼 수 개월간 논의를 거쳐 현장 전문가와 관계 공무원이 소통·검토해 만들어진다"며 "그런데 (윤 대통령의 지시로) 일괄적으로 (출연연 당) 2~30% 삭감 지침이 내려와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이렇게 발생한 혼란으로 알앤디 현장의 황폐화가 걱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R&D 예산 삭감은 졸속·폭력적인 행태다. 그렇다고 뚜렷한 국가 전략도 없다"며 "연구현장 문제에 대한 (민주당과 과학기술계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토론회 '사상 초유의 R&D 예산 백지화,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정민 기자]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토론회 '사상 초유의 R&D 예산 백지화,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정민 기자]

함께 참석한 이정문 민주당 의원(국회 과방위원)은 "윤석열 정부의 칼날이 노동, 교육계에 이어 과기계로 왔다. 줄어든 예산(재검토한 예산)으로 R&D를 유지할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며 "예산 심의 권한이 국회에 있는 만큼 최대한 살릴 것이다. 저와 조 의원이 각각 과방위 예산소위, 예결위(예산결산특위)에 있는 만큼 현장 목소리를 전달해 반영하겠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회 민주당 과방위원인 민형배·장경태·정필모 의원이 함께 참석해 정부 R&D예산 재검토를 비판하고 과기계 지원을 약속했다.

◆ 정부 성토하는 과기계…'해외공동연구' 장려도 우려

정부의 R&D 예산 백지화는 최근 윤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이후 본격화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과기계 인사들은 특히 윤 대통령이 과기계를 '이권 카르텔'로 표현한 것을 비판했다.

김재성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조위원장은 "저희는 또 올게 왔다는 의견이다. 과거 MB정부도 4대강 사업비가 모자라다는 명분으로 R&D예산을 삭감한 바 있다"며 "대통령이 '나눠먹기식 카르텔'이라고 표현하는데 R&D예산은 각 연구소(출연연)의 범위와 역할이 있어 골고루 예산을 분배하는 특성이 있다. 국민들에게 (과기계가) 비리를 저지르는 것처럼 말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가 집권하더라도 과학기술 관련 예산은 못 건드리게 입법으로 강력하게 보완해야 한다"며 "특히 예산 편성 권한을 가지고 있는 기재부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천윤 전국과학기술노조위원장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토론회 '사상 초유의 R&D 예산 백지화,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정민 기자]
강천윤 전국과학기술노조위원장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토론회 '사상 초유의 R&D 예산 백지화,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정민 기자]

강천윤 전국과학기술노조위원장은 "저희는 사실상 정부에서 '출연연 구조조정'을 하려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며 "이미 우수한 연구과제를 선정해 마련한 R&D예산을 깎고 (국제)공동연구로 예산을 줄이라고 하면 졸속연구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과거 IMF에 버금가는 구조조정 사태를 두려워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R&D) 방향성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구조조정만은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동국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노조위원장은 정부가 R&D예산 감축을 위해 해외 공동연구를 장려하는 점도 지적했다.

재 위원장은 "과거 사례를 보면 공동연구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공동연구가 가능한 곳은 사실상 미국뿐인데 미국에 돈을 퍼주는 일이고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결국 미국에 잘 보이려는 것 같다"며 "우리(연구원)가 기재부나 검사처럼 힘이 있는 집단도 아닌데 카르텔로 매도하는 것도 걱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조승래 의원은 "이미 R&D 예산을 결정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도 늦게 시작한 상황에서 (예산 백지화로) 법정시한 내 예산이 제출되지 않게되는 것도 걱정"이라며 "특히 현장 연구자들과의 노정(勞政)연대를 적극 추진하겠다. 각 출연연의 백지화 피해사례를 취합해 공동성명을 내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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