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인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에서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책과 신규사업 투자를 강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상반기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신 회장의 아들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이번 회의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동빈 회장이 사실상 후계구도 공식화를 선언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1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신동빈 회장을 포함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지주 실장 등 70~80여 명이 참석하는 VCM을 개최한다. VCM은 상·하반기 각각 한 차례씩 열린다.
신동빈 회장은 이미 올해 상반기 VCM을 통해 그룹 전반의 위기를 강조하고 예측되는 대외 환경 변화 극복 방안을 주문했지만, 롯데의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이 하반기 회의에서는 이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고 지금까지 유통 부문에 집중됐던 사업 구조를 화학 부문으로 변화시키는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전반기 신 회장의 위기 관리 주문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은 포스코에 밀려 재계 6위로 한 단계 내려 앉았고, 롯데건설 유동성 문제도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 일부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는 점은 '롯데 위기설'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 신 회장이 미래 핵심 사업으로 지목한 헬스케어 부문 역시 최근 중소기업 '기술탈취' 논란으로 주춤하면서, 재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이번 VCM에서 더 '독한 메시지'를 내놓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롯데그룹은 최근 화학 부문 매출이 유통 사업 실적을 최근 2년 연속 앞지르면서 유통 부문에 대한 미래 성장 가능성과 실적 하락 전망까지 커지고 있다. 유통은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이다.
롯데지주의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액은 84조8천억원이며 이중 화학 부문은 33.8%(28조6천594억원)를 차지한다. 유통 부문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21조6천606억원으로 전체의 25.5% 수준이다. 이미 유통과 화학이 매출 기준으로 역전 된 것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신유열 상무가 화학 부문에서 근무를 시작했고, 그간 롯데그룹 미래사업 대부분이 화학 등 B2B(기업 간 거래) 부문에 집중되면서, 이번 VCM에서는 유통 부문에 대한 새로운 성장 전략이 제시 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일각에서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도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자 신 회장이 후계구도를 공식화하고, 신 상무가 재직 중인 화학 부문을 그룹 대표 사업으로 키우려는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이와 함께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이 VCM 이후 이완신 롯데호텔군HQ 총괄대표 후임을 발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취임 7개월만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편 재계 관계자는 "VCM은 롯데그룹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주요인사들이 이를 논의하는 자리"라며 "그룹의 핵심 회의 이기 때문에 오너 메시지를 통해 향후 경영 방향과 사업구조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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