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대규모 자금 이탈이 발생한 새마을금고의 감독권을 행정안전부에서 금융위원회로 이관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금융 분야 전문성이 떨어지는 행안부의 허술한 관리·감독이 사태를 키웠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새마을금고는 다른 금융사 대비 건전성 규제 사각지대에 있었다. 대표적인 게 상호금융권의 법인·부동산·건설업 등의 대출을 각각 총대출의 30% 이하로 제한하는 업종별 여신한도 규정이다.
규제 공백 하에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의 취급액을 급격히 늘렸다가 부메랑을 맞았다. 관련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일부 금고가 위험하다는 얘기가 돌았고, 전체 새마을금고 위기론으로 불거졌다.
이렇다 보니 여야 불문 정치권에서는 감독권을 금융당국에 이관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마을금고 규제 사각지대를 없애고 금융사 관리·감독을 금융당국으로 통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감독권 이관이 그리 수월해 보이지는 않는다.
감독권을 받아야 할 금융위조차 미온적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감독권을 옮겨야 하는지, 협조 체계에서 할 수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상황 진정이 첫 번째로, 지금은 그 논의를 할 시점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시중에는 행안부가 새마을금고 감독권을 계속 쥐고 있을 시 향후에도 불안 사태가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무엇보다 새마을금고의 위기는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까지 느끼게 한다.
실제로 이번 새마을금고 사태에서는 리스크가 다른 금융권으로 옮겨붙는 모습이 나타났다. 새마을금고 등 종합금융과 상호금융에서 최근 조 단위 채권을 매도했다고 전해지면서 불안감이 채권이나 주식 등 증시로 퍼졌다.
산업·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주요 시중은행들은 새마을금고에 긴급 단기 자금을 수혈하기 위해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을 담보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하고, 6조원이 넘는 자금을 내놨다.
상황이 이런데도 눈앞의 상황 해결에만 급급한 건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부적절하다. 물론 단기 처방도 중요하다. 그러나 거기에 매달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방기하는 건 직무 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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