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하반기 내 재창당'을 추진하는 정의당에서 7일 당직자 60명이 창당을 이유로 집단 탈당, 당내 분열 조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당내 리더십 부재로 정의당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호진 전 정의당 수석대변인, 위선희 전 대변인 등으로 구성된 전·현직 정의당 당직자들은 이날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시민참여 진보정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대변인 측에 따르면 전·현직 대의원, 전국위원 등 주요 당직자 60여명이 탈당에 함께한다. 최근까지 대변인을 지낸 위 전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당 대변인 신분을 활용해 국회 내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 했으나 정의당 측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정의당은 변화와 혁신의 동력을 상실했다. 정의당은 고쳐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저희는 정의당을 대체해 진보의 혁신을 이끌 '새로운 시민참여 진보정당' 창당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재창당 계획을 겨냥해서도 " 어떤 기대도 생겨나기 어렵다"며 "자기 혁신의 연장에서 시도되는 도전적인 창당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떠밀린 결론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탈당을 선언한 이들은 천호선 전 정의당 대표와 합류해 창당을 도모할 계획이다. 천 전 대표는 앞서 지난해 정의당을 탈당한 바 있다. 정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 후 "이미 수많은 당원들이 탈당했고, 정의당의 혁신을 바랐던 마지막 그룹인 저희가 탈당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의당 내 혼란은 지난해 3·9대선, 6·1지방선거 이후부터 본격화됐다. 정 전 대변인은 지난해 '비례대표 총사퇴 당원투표 운동'을 이끌며 당 지도부와 대립한 바 있다. 내홍 끝에 이정미 현 정의당 대표가 선출됐지만 당내 최대 계파로 알려진 '인천연합'의 독주라는 비판에 직면해야만 했다. 최근 장혜영·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인천연합' 계열로 알려진 배진교 의원의 정의당 원내대표 재선출을 두고 당내 비민주적 운영 실태를 비판한 바 있다. 장 의원과 류 의원은 현재 조성주 전 정의당 정책부의장과 함께 '세번째 권력'이라는 정치유니온을 결성,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 구성원들은 전·현직 당직자 탈당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전직 정의당 당직자는 이날 통화에서 "(정 전 대변인 등은) 지난해부터 비례대표 총사퇴를 주장하며 (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 탈당 소식이 놀라운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당이 '혁신 재창당'을 추진하는 가운데 일부 구성원들이 동요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한 정의당 당직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 전 대변인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정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생각보다 오래 전부터 (정 전 대변인 등의) 탈당 움직임이 있었기에 내부 동요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의당의 내홍이 계속되는 이유로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이종훈 명지대 연구교수(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이정미 지도부가 재창당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의당 내 젊은 세대, 신진세력의 혁신 요구를 전혀 소화해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계속 구성원의 신뢰를 받지 못하게 되면 당이 존속하더라도 분당, 탈당이 이어지며 여의도 내 입지가 상당 부분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정의당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반대투쟁에 집중하며 선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정미 대표는 현재 주한 일본대사관 앞 농성장에서 열흘 넘게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 이 대표는 7일 라파엘 그로시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야권과의 대화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일방적인 설득할 생각은 애초에 접어두기 바란다. 철저히 끝장토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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