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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美 압박···中, 반도체 기술 독립은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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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 갈이 논란으로 망신살···글로벌 반도체 기업 이탈 막기에 '사활'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중국이 미국과 반도체 패권 경쟁으로 반도체 기술 자립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인 경쟁력만 노출하고 있다. 자체 개발이라고 발표한 기술은 '라벨 갈이'로 드러났고, 중국을 이탈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 바오더가 최근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를 이름만 바꾼 '라벨 갈이'로 출시해 논란이 됐다.

바오더는 지난 5일 "자체 개발했다고 발표한 1세대 '파워스타 CPU P3-01105'가 인텔의 지원으로 개발한 맞춤형 제품"이라고 밝혔다.

중국 반도체 업체 SMIC  [사진=SMIC]
중국 반도체 업체 SMIC [사진=SMIC]

앞서 바오더는 파워스타 CPU를 공개하면서 인텔의 CPU 칩인 'x86 아키텍처'에 기반해 개발했다고 발표했지만 '라벨 갈이' 의혹에 휩싸였다.

바오더는 정부나 지방정부의 보조금을 받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 진화에 나섰다. 자체 개발한 반도체가 아니라고 인정한 셈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중국 기업의 라벨 갈이가 처음이 아니지만, 미국과 반도체 분쟁 중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기세를 살려준 사건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을 떠날지에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기술력의 핵심이 되는 설계 경쟁력이 떨어져 글로벌 정상급의 설계회사(팹리스) ARM의 중국 사업 철수를 막고 있다.

중국의 팹리스인 하이실리콘은 미국의 제재 이후 고사 상태고, 지난달 휴대폰 회사인 오포도 팹리스 사업을 철수한다고 발표했을 정도로 중국 팹리스 경쟁력은 저하되고 있다.

장광쥔 중국 과학기술부 부부장은 지난달 방중한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 CEO에게 "중국에서 ARM과 같은 첨단 기술 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서비스와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협력을 요청한 발언이지만 따져 보면 중국 사업을 접으려는 ARM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ARM의 기술 없이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첨단 반도체 개발이 어려워서다.

중국 당국은 1년 넘게 ARM의 중국 사업 철수를 지연시키고 있다. ARM은 지난해 6월께 중국 투자자와 합작 설립한 ARM차이나 지분(약 47%)을 모회사 소프트뱅크의 특수목적회사에 양도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를 아직 승인하지 않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중국의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은 이들 업체가 중국에 투자를 확대할 시 보조금 지원을 제한할 수 있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로선 샌드위치 신세가 된 셈이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칼럼을 통해 "중국에 반도체 공급을 늘리지 말라는 미국의 요구를 한국이 거절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미국의 제재 이후 호기롭게 반도체 자립 선언을 했지만 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어디에서든 주목할만한 기술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해외 업체들의 중국 사업을 지속시키려 하면서 미국의 협박도 받고 있는 반도체 기업들의 고민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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