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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삼성' 닻 올랐다"…'미래 구상' 나선 이재용, 美서 22일간 누구 만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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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전면에 나선 이래 美서 최장 기간 체류…젠슨 황 엔비디아 CEO 만나 협업 모색
매일 1명 이상 CEO 만나며 글로벌 네트워크 재정비…바이오·AI·파운드리 동력 확보 기대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최장 시간 동안 미국에 머물며 삼성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광폭 행보를 펼쳤다. 시스템반도체·배터리(이차전지)·6G(6세대 이동통신)·인공지능(AI)과 함께 바이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만큼 이를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분주히 움직인 모양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왼쪽 첫번째)과 10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일식집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사와 스시 공식 페이스북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왼쪽 첫번째)과 10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일식집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사와 스시 공식 페이스북 캡처]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미국 출장을 마무리하고 이날 새벽 귀국했다. 미국으로 떠난 지 22일 만으로, 회장 취임뿐 아니라 201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이래 가장 오랫동안 미국 출장 일정을 소화했다.

이 회장은 이번에 AI, 바이오와 관련된 주요 기업 CEO들과 만남을 가지며 삼성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동부의 바이오 클러스터와 서부 실리콘밸리 정보통신기술(ICT) 클러스터(산업단지)를 횡단하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존슨앤존슨, BMS, 바이오젠, 오가논,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 등 20여 명가량의 다양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났다.

특히 이달 초에는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존슨(J&J)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 BMS CEO,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 등을 각각 만나 바이오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발굴을 위한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은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자는 이 회장의 의지에 따라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장도 바이오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8월 가석방 된 후 11일만에 AI 분야 인재 확보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등을 포함해 반도체, 바이오 등 전략 분야에 24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송도에서 제4 공장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앞으로 제2 바이오 캠퍼스를 새로 조성해 추가로 공장을 건설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생산 기술 및 역량을 고도화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 도약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바이오 업계 리더들과 연쇄 회동을 한 것은 바이오 산업 전반에 걸쳐 글로벌 협업을 한층 더 강화함으로써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회장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로 삼성 바이오 사업이 빅파마들과의 협업을 확대하며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1년 11월 미국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를 찾아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난 모습. [사진=삼성전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1년 11월 미국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를 찾아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난 모습. [사진=삼성전자 ]

이 회장은 AI 사업도 또 하나의 미래 먹거리로 삼고 이를 키우기 위해 미국에서 주요 석학들과 만남을 가졌다. 글로벌 AI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인정 받는 전문가들과 만나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AI 활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삼성전자와의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2018년 유럽·북미 출장에서도 AI 분야 글로벌 석학들과 교류하고 AI 핵심인재 영입에 직접 나섰다. 같은 해 8월에는 180조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AI와 5G, 전장부품 등을 미래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 해 11월에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를 만나 AI 관련 사업을 논의했다. 2019년 8월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같은 해 11월에는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를 만나 삼성의 AI 전략에 대해 조언을 들었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한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택한 곳도 바로 캐나다에 위치한 삼성전자 AI 센터다. 삼성전자는 세계 7곳에서 AI 센터를 운영 중으로, 토론토에선 AI를 활용한 '시각 이해' 기술을 집중 연구하고 있다. 이는 AI가 사람처럼 특정한 이미지를 보면서 그 속에 있는 물체의 형태나 상황·위치 등을 인식하고 맥락을 이해하는 기술이다. AI가 시각적 이미지와 언어를 동시에 이해하는 기술(멀티 모덜)도 토론토 AI 센터가 핵심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캐나다 몬트리올에도 AI 센터를 두고 있다. 이곳에선 AI와 5세대 이동통신(5G) 등 네트워크 융합을 주로 연구한다. 토론토 AI 센터는 2018년 5월, 몬트리올 AI 센터는 같은 해 10월 문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한국(2017년 11월)과 미국 실리콘밸리(2018년 1월)·뉴욕(2018년 9월), 영국 케임브리지(2018년 1월), 러시아 모스크바(2018년 5월)에서도 AI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AI 분야 인재 확보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영입한 세바스찬 승(승현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다니엘 리(이동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가 대표적인 예다. 승 교수는 삼성리서치 사장, 이 교수는 삼성의 글로벌 AI센터장을 맡고 있다.

AI 관련 특허에서도 독보적이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부터 지난 2021년 6월까지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 중 가장 많은 1천271건의 AI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미국 인텔(2위·505건)이나 IBM(3위·461건), 애플(4위·422건)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엔비디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엔비디아]

이의 일환으로 이 회장은 지난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 일식집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을 만났다. 이 회장은 이들과 AI 반도체 관련 시너지 창출 방안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협업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공 들이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도 이번 만남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서버에 들어가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고 있는데, 칩 생산 시 파운드리 업체를 활용하고 있다. 현재 A100, H100 같은 AI용 GPU 생산을 TSMC에 맡기고 있는 상태로, 젠슨 황 CEO와 이 회장의 만남을 계기로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 최신 칩 물량을 맡길 지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고대역 D램(HBM)을 공급할 수 있을지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엔비디아는 현재 SK하이닉스의 HBM 제품을 주로 쓰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실적설명회에서 "하반기 HBM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AI, 바이오, 전장용 반도체와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미국과 탄탄한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쌓는 것이 사업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며 "이 회장이 매일 한 명 이상의 주요 기업 CEO들을 만나며 그동안 단절됐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했다는 점에서 삼성의 향후 사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미국 출장은 이 회장이 삼성의 미래 전략을 구체화하고 '뉴 삼성' 비전을 가다듬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침체 속 미래 성장사업을 새 주력 먹거리로 길러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이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해 직접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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