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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단통법 '폐지냐, 개정이냐'...과방위 의원들 입장 들어보니 [IT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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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TF, 단통법 폐지·개선 검토…6월 중 발표 예정
국민 부담만 커진 단통법…휴대폰 성지 등 차별적 보조금 지급 '여전'

[아이뉴스24 안세준,박소희 기자] 스마트폰 구매 지원금의 상한액을 정해 과열 마케팅을 막겠다는 취지로 2014년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도입 9년만에 기로에 섰다. 정부가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특별전담팀(TF)을 구성하고 오는 6월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단통법 폐지 또는 개정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아이뉴스24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입장을 들어본 결과, 폐지나 개정에 무게가 쏠리긴 하지만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등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단통법의 직접 이해당사자인 이동통신사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법 개정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시장의 영향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단말기 유통법 이미지. [사진=아이뉴스24 DB]
단말기 유통법 이미지. [사진=아이뉴스24 DB]

◆ "단통법, 韓 특유의 기형적인 법안…소비자 관점서 폐지해야"

3일 국회 과방위 소속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단통법을 폐지하는 것이 맞다. (단통법이 폐지되어야만) 소비자들이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2020년 단통법 폐지안을 발의한 바 있다. 단통법을 폐지하고 소비자 보호 조항과 경쟁 활성화 등 순기능은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한다는 내용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사업자만 진행하고 있는 지원금 공시 의무도 이동통신 대리점과 판매점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김 의원은 "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휴대폰 출고가 오르는 동안 지원금은 감소해 국민 부담만 커졌다"며 "차별적으로 지급되는 불법 보조금은 잡지 못했고 국민에게 돌아가는 지원금만 잡았다"고 단통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야당에서도 "단통법은 우리나라 특유의 기형적인 법안"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과방위 간사인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우리나라는 단말기 제조사가 단말기를 파는 것이 아니라, 통신사를 선택하면서 단말기가 판매되는 구조"라면서 "단말기 시장과 통신 시장은 분리가 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단말기 비용을 통신요금에 나눠 할부로 받는 구조인데 그렇다보니 통신요금 등에서 시비가 붙는 것"이라며 "단통법 폐지와 보완 중 택일하자면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에 가깝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단말기 유통 구조인 만큼 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대책도 동시에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소비자 차별 막는게 단통법" 존치 목소리도…이통사들도 상황 주시

단통법 폐지보다는 개정을 주장하는 의원들도 다수 있다. 과방위 소속 윤두현 의원(국민의힘)은 "단통법은 기본적으로 싸게 팔지 못하게 하는 법"이라며 "그 결과가 어땠나. 단말기 제조사인 LG폰이 문을 닫았지 않느냐"며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단통법 폐지가 능사는 아니다"며 "현 제도의 장점도 있는 만큼 과기정통부의 입장을 들어본 뒤 입장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전자상가 휴대폰 대리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용산전자상가 휴대폰 대리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현행 단통법을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과방위 소속 박완주 의원(무소속)은 "아직도 휴대폰 성지가 존재하는 등 법이 존재하는 데도 보조금 할인 정책에 대해 불법행위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 법을 풀면 보조금을 잘 받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빈익빈부익부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가계 통신비를 줄이거나 소비자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아니라 기본료를 인하하는 방식이 더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통법을 폐지할 경우 )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시장 교란이 생겨날 수도 있다"며 "유통구조를 정리한 뒤 기본 가격이나 중간요금제 선택 폭을 넓히는 방안이 다수의 이득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법 개정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통법은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차별받지 않도록 만들어진 법안"이라면서도 "단말기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 만큼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TF는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경쟁활성화를 위한 단통법 개선 필요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열린 1차·2차 회의에서도 단통법 개선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단통법과 관련해 최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모든 사안에 대해 의견을 듣고 개선 방안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박소희 기자(cowh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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