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그동안 중국 업체들이 독식해 왔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 진출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그동안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프리미엄 배터리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략이 본격화하면서 중저가형 배터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28일 글로벌 배터리·전기차 시장조사 업체인 EV볼륨에 따르면 지난해 LFP배터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7.2%를 기록했다. 2020년 점유율은 5.5%에 불과했지만, 2021년 16.9%까지 높아지는 등 2년 연속 10% 포인트 이상 점유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47%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LFP배터리는 니켈 기반 배터리에 비해 생산비용이 30%가량 정렴하고, 높은 안정성과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한다. 그러나 에너지밀도가 삼원계(NCM) 배터리의 60% 수준에 불과하고, 저온에서 주행거리가 감소한다는 단점이 있다.
무엇보다 LFP배터리는 NCM배터리보다 16배가량 저렴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저가형 배터리라는 인식이 강하다. 현재 LFP배터리 시장은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전체 출하량의 95%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향후 보급형 전기차 모델 출시가 예상되면서 가격 경쟁력 차원에서 LFP배터리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테슬라, 포드 등 미국 주요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최근에는 메르세데스-벤츠도 차세대 엔트리급 전기차 모델에 LFP배터리를 탑재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선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저가 차량이 차지하는 비율이 8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그동안 NCM 배터리 등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해 왔던 국내 배터리 3사도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일환으로 LFP배터리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5년부터 전기차용 LFP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공식화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는 3조원을 투자해 16기가와트시(GWh) 규모로 파우치형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배터리 공장도 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전기차용 LFP배터리의 경우, 중국 배터리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을 기반으로 해 저가형 차량의 사용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글로벌 완성차 고객들로부터도 파우치 배터리와 LFP의 장점을 결합하고 싶은 수요로 인해 당사 전기차용 LFP 개발과 공급 가능성을 문의하는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LFP 시장 규모의 확대 가능성과 고객 수요 및 이슈 등을 파악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기차용 LFP배터리 진출을 검토 중에 있다"며 "현재 당사가 개발 중인 LFP는 ESS에 우선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전기차용 LFP는 고성능 제품 개발 등을 통해 적용 계획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K온은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처음으로 전기차용 LFP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였다.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갖추는 시기는 2025년쯤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도 본격적인 LFP배터리 개발에 뛰어들었다.
손 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전날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LFP배터리 개발과 관련해 "전기차 시장이 기존에는 프리미엄 차량을 중심으로 형성됐는데, 향후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확대 전략에 따라 많은 소비자들이 구입할 수 있는 볼륨 등으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P5, P6 등 프리미엄 플랫폼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사업 성장을 위해 전기차 볼륨 시장과 전력용 ESS 시장을 타켓으로 LFP배터리 등 볼륨 세그먼트 플랫폼도 준비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당사 고유 기술력을 적용해 LFP배터리 기술력도 차별화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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