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소비가 증가하는 것도 감염병이 확산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접종 증명서 또는 검사결과지 없이 입국 가능한 국가들이 점차 확대되면서 특히 근거리인 일본, 동남아 지역 중심으로 해외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다.
고온다습한 기후에는 세균 증식이 쉬운 만큼, 여행 관련 감염병에 대한 철저한 사전 대비가 있어야 한다.
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는 “해외여행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주요 감염병에는 음식을 먹은 뒤 발생하는 수인성 감염병(여행성 설사, 콜레라,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A형 간염)과 모기매개 감염병(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감염, 말라리아)이 있다”며 “국가별 기후와 생활 습관, 여행시점을 기준으로 유행하고 있는 풍토병 등에 대해 꼼꼼히 확인하고 그에 맞는 백신접종, 예방약 복용과 상비약품 준비를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티푸스는 환자나 보균자의 대소변을 통해 배설된 장티푸스 유발 살모넬라균이 음식 혹은 물에 오염돼 전염되는 질환이다. 감염 후 7~28일 사이에 두통, 오한, 발열, 복통, 변비, 설사 등이 나타난다. 심한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서 장천공, 복막염과 같은 심한 합병증으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질 또한 설사, 발열, 복통이 주요 증상으로 주로 소아에서 많이 발병한다. 이질균은 산에 강해 위산을 통과해도 죽지 않는다. 감염 후 12시간~3일 사이에 설사가 나오기 시작하는, 심하면 하루에 20~40번까지 할 수 있고 배변할 때 항문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이 교수는 “수인성 감염병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회복되는데 유·소아, 노약자, 만성 기저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에서는 잦은 설사로 인해 탈수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충분한 수분섭취, 항생제 치료 등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며 “여행할 때 물과 음식은 되도록 충분히 끓여 익힌 후에 섭취하고 과일은 반드시 껍질을 벗겨 먹는 것이 좋으며, 항상 손 청결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 모기매개 감염질환에는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뎅기열이 있다. 야간에 흡혈하는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얼룩날개모기와 달리 주로 낮에 흡혈하는 특성을 가진 열대숲모기에 감염돼 발생한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이 감염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이 교수는 “국내 뎅기열 환자를 살펴보면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등 해외에서 감염됐으며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한 사례는 아직 없다”며 “뎅기열은 현재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뎅기열 위험국가를 여행할 때는 모기 예방법(모기 기피제와 모기장 사용, 밝은색 긴옷 착용 등)을 숙지하고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4~7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열, 발진,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소아의 경우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뎅기출혈열이나 뎅기쇼크증후군 등 중증 뎅기열로 이어질 수 있다. 중증 뎅기열은 심한 복통, 지속적 구토, 잇몸 출혈 등의 증상과 함께 호흡곤란이나 심한 출혈 등의 합병증으로 심한 경우 사망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여행 중 모기가 많은 수풀이 우거진 지역은 피하고, 외출할 때 반드시 긴 소매와 긴 바지 착용, 곤충 기피제 사용, 방충망 또는 모기장이 있고 냉방이 잘 되는 숙소 선택을 통해 모기의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며 “출국 전에는 여행 지역 관련 예방접종을 챙겨야 하며, 뎅기열 위험 국가에서 모기물림 후 2주 이내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료팀에게 최근 방문력을 알리고 신속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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