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국내 대표 금융지주 회사로 자리 잡은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오랜 시간 함께 경쟁하며 성장해왔다. 은행권의 영원한 맞수로 꼽히는 두 지주회사의 성장과 미래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2017년 금융권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지난 2008년 이후 9년 연속 금융권 당기순이익 1위를 차지하며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던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에 왕좌를 내줬다.
KB금융은 2008년 지주사로 전환한 뒤 신한금융지주의 아래 머물렀다. 당시 신한지주와 순익 차이는 1조4천85억원으로 두 배 이상이었고, 2010년에는 KB금융의 순익이 883억원으로 추락하며 신한지주와 2조원 이상 차이가 날 만큼 신한지주의 아성은 높았다. 당시 금융권에선 신한지주의 독주 시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듬해 어윤대 회장이 취임한 후 KB금융의 순익은 10배 가까이 늘어 2조원을 달성하며 급성장했으나, 반짝에 그쳤다. 이후 굴곡진 성장을 거치다 윤종규 회장 취임 2년 차인 2016년부터 공격적 인수합병(M&A)로 몸집을 늘려가더니 2018년에는 신한지주를 꺾고 3조원 시대를 열며 신한지주의 독주를 막았다.
2019년 신한지주는 KB금융을 상대로 다시 리딩금융을 뺏어오며 역전했고, 2020년부터 2021년까지 KB금융지주가 재탈환하며 쫓고 쫓기는 경쟁을 벌였다. 2021년에는 두 지주사 모두 순익이 4조원을 넘기며 4조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 신한지주가 다시 리딩금융을 뺏어왔으나 순익 감소 요인이었던 부코핀 은행의 충당금 적립 요인이 줄어든 만큼 올해 상반기에는 다시 KB금융이 판을 뒤집을 수도 있다.
서영호 KB금융 부사장도 지난 2월 7일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부코핀에 대한 선제적인 충당금과 미래에 대한 선제적 충당금이 없었다면 4조9천억원의 순익이 가능했었다"면서 올해 1분기 역전승을 예고했다. 신한지주의 지난해 순익이 4조6천423억이었던 만큼 부코핀에 대한 추가 충당금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앞지를 수 있던 게임이었다.
이미 자산 규모에서는 KB금융지주가 신한지주를 앞질렀다. 지난해 말 KB금융지주의 총자산은 701조1천708억원으로 신한지주(674조415억원)보다 3.86% 많다.
시장에서도 KB금융의 역전을 예상한다. 현대차증권은 KB금융 1분기 순익 추정치로 1조4천26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신한지주보다 1천430억 높은 수치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도 "타행보다 순이자마진(NIM) 하락 폭이 작고, 비이자이익 비중이 높아 실적을 방어할 여력이 높다"는 이유로 KB금융을 꼽았다.
하지만 KB금융의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자산 규모에선 앞섰지만 수익률 부문에선 여전히 신한지주가 강하다. 지난해 말 신한지주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9.90%로 KB금융지주(9.24%)를 0.66%포인트(p) 넘어선다. 총자산순이익률(ROA)도 0.70%로 0.10%p 높다. 규모는 KB금융지주가 크지만 신한지주가 더 효율적인 영업을 했다는 뜻이다. 결국 승부는 끝까지 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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