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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PC방 '밀고 밀리고'....넥슨, CCR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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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고, 밀리고....'

게임사와 PC방 업주 간의 요금제를 둘러 싼 이제까지의 힘겨루기를 요약하면 이렇다.

4년전 국민 게임의 반열에 오른 '포트리스'의 유료화를 놓고 해당 게임사 CCR과 PC방 업주 간의 싸움은 결국 CCR의 승리로 끝났다.

반면, 1년전 1인칭 슈팅게임(FPS) '카운터 스트라이크(이하 카스)'의 온라인 유료화를 놓고 벌어진 구 스타일네트워크(현 GNA소프트)와 PC방 업주 간의 싸움은 게임사의 완패로 끝났다.

이 가운데, 최근 벌어지고 있는 넥슨과 PC방 업주들 간의 충돌은 돌아 가는 구도 자체가 카스 때 보다는 CCR 때에 더 가깝다는 분석이다.

◆밀고, 밀리고....

CCR은 2001년 1월 당시, 누적 회원 700만여명으로 국민게임 1호에 오른 캐주얼 온라인 게임 포트리스에 새로운 요금 정책을 도입했다.

골자는 종전처럼 일반 사용자에게는 무료로 게임을 제공하되, PC방에는 유료로 제공하겠다는 것.

리니지 등의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 RPG)이 유료 게임으로 완전히 자리잡은 것과는 달리, 무료 게임으로 인식돼온 캐주얼 게임을 PC방만 상대로 유료화를 하겠다는 것이어서, PC방 업주들의 반발은 거셌다.

PC방 관련 협단체 등은 처음으로 항의집회를 여는 등 불매운동으로 맞섰고, 당시 CCR의 무리한 요금제 도입으로 포트리스 게임이 퇴조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잖았다.

하지만, 한달만에 전국 PC방 1만2천여곳 중 1만여곳이 포트리스 유료 요금제에 가입하면서, 양측의 힘겨루기는 CCR의 승리로 싱겁게 끝났다.

포트리스 게임을 제공하지 않으면 옆 가게에 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다급함이 PC방 업주들의 대오를 무너뜨린 것이다.

CCR 사태를 계기로 단일 협회로 거듭난 PC방협단체 '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는 지난 해 6월 PC 패키지 게임인 카스의 온라인 유료화를 놓고 다시 포문을 열었다.

당시 PC방들은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버전을 공급하는 비벤디로부터 패키지를 구입해 게임을 제공했다. 그 전만해도 PC방 버전을 따로 구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게임 개발사 '벨브'로부터 국내 PC방 유통권을 확보한 GNA소프트가 영업용 버전의 별도 판매와 함께 온라인 서비스 유료화 정책을 내놓자, PC방 업주들은 들끊기 시작했다.

카스 유료화 마저 받아 들이면 PC 패키지 게임의 온라인 유료화도 받아 들여야 하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인문협은 카스 불매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면서 동시에 네오위즈의 '스페셜포스'를 대체게임으로 정했다.

대체 게임 보급으로 맞선 인문협의 위력은 컸다. FPS 장르 1위를 달렸던 카스가 밀려 나고, 스페셜포스가 1위에 올랐다. 인문협이 전세계적으로 2천만여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카스를 국내에서 몰아 낸 것.

이와관련, 인문협 최용찬 기획이사는 지난 23일 넥슨 항의집회에서 "우리는 네오위즈와 힘을 합쳐 카스를 몰아 냈다"며 "(넥슨의 새로운 FPS 게임) 워록이 과연 성공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카스 국내 영업을 맡고 있는 GNA소프트는 인문협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나중에 사명과 대표이사를 새롭게 바꿔야 했다.

◆넥슨, CCR 재판?

넥슨이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하는 '통합 정량제' 도입을 놓고 최근 벌어지고 있는 넥슨과 인문협 간의 충돌은 최근 부상자가 발생하는 대규모 항의집회와 몸싸움이라는 초유의 사태로까지 치달았다.

새로운 요금제 철회를 강하게 요구하는 인문협은 지난 25일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장시간 이어진 4차 협상마저 별 소득없이 끝나자, 오는 28일 오후 2시 넥슨 본사 앞에서 또 한번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 방침이다.

인문협은 물리적 충돌마저 불사하는 실력 행사로 자신의 요구를 이번에는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각오다.

협상이 난항중인 데다, 공정위 제소로 문제를 푸는 것 역시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더욱이 누적 회원 수가 1천200만여명에 육박하는 국민게임 카트라이더를 대체할 만한 게임도 현재로서는 마땅하게 찾을 수 없다.

또 시간을 끌면 끌수록 인문협은 협상력과 응집력이 떨어질 수 있다.

넥슨이 새로운 요금제를 실시하면 대오에서 이탈하는 PC방 수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PC방 간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카트라이더 게임을 제공하려는 곳이 생겨날 가능성도 높다.

전국 PC방 1만8천여곳 중 인문협에 가입된 곳은 7천~8천여곳.

넥슨은 이달 한달간 새로운 요금제의 예약 가입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체 PC방 중 절반 이상이 이달말까지 새로운 요금제에 가입할 것으로 내부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종전 정액제에 가입한 PC방 수는 전체 중 95%에 달한다.

때문에 현재 구도는 카스때 보다 CCR 때에 더 가까워 보인다.

인문협의 실력 행사가 더욱 거칠어 질 수 밖에 없는 맥락이다.

하지만, 넥슨도 마냥 유리한 위치에 서 있는 것은 아니다.

인문협과의 불편한 관계가 이어지면, 이 회사도 최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워록이나 올 하반기에 선보이는 대작 게임 '제라' 등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대체게임이 없는 카트라이더와 달리, 워록이나 제라 등은 이미 적잖은 대체게임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관범기자 bum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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