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카드가 잘 통했다.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플레이오프(3전 2승제) 첫 판에서 웃었다.
현대캐피탈은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플레이오프 한국전력과 1차전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챔피언결정전행 가능성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역대 남자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챔피언결정전으로 간 확률은 88%로 높다.
현대캐피탈 입장에선 기선제압을 제대로 한 셈. 이날 경기 승리 발판이 된 주인공은 있다. 베테랑 문성민이다.
그는 한국전력과 1차전에서 선발 아포짓으로 출전해 팀내 두 번째로 많은 18점에 공격성공률 70%를 기록하며 제 몫을 톡톡히했다.
서브 에이스도 하나 성공했고 상대 공격도 세 차례나 가로막았다. 미들 블로커로 나선 후배 허수봉과 마찬가지로 문성민은 이날 아포짓이지만 속공에도 참여했다. 그는 속공으로 4점을 냈다(허수봉은 한 차례 속공에 성공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꺼낸 변칙적인 활용법이 효과를 봤다. 그런데 문성민을 포함한 현대캐피탈 선수단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다.
문성민은 "경기 당일 오전 운동을 하러 가기 전에 최 감독에게 직접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23일) 팀 연습 때도 이제는 자신에게 익숙한 B코트에 섰다(팀내 연습 때 비 주전들이 자리하는 곳).
최 감독은 문성민에게 1차전 선발 출전에 대해 알렸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얘기했다. 문성민은 "포지션을 바꿔서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고 당시를 되돌아봤다.
최 감독은 당초 최민호와 짝을 이룰 미들 블로커 한 자리에 또 다른 베테랑인 박상하를 넣으려고 했다.
최 감독은 "부상으로 빠진 전광인의 빈 자리, 즉 코트 안에서 선수들을 리드하는 그런 역할을 (박)상하에게 먼저 맡기려고 했다"며 "마지막까지 고민했는데 상하가 컨디션이 빨리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서 (문)성민이를 생각했고 포지션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문성민은 "홈에서 치른 경기였고 정규리그가 아닌 단기전이라 상대성이 있겠지만 긴 승부에서 이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런데 기쁨은 순간이다.
휴식 시간은 길지 않다. 오는 26일 수원체육관에서 2차전을 치른다. 현대캐피탈은 2차전에서 시리즈 승부에 마침표를 찍고 싶어한다.
반면 한국전력은 3차전으로 끌고 가야 승산이 있다.
문성민도 "많은 시간이 있는 건 아니지만 2차전을 앞두고 몸관리를 잘해서 원정 경기에서 이겨야한다"고 강조했다. 두팀은 이날 경기 소요시간만 158분이 걸리는 장기전을 치렀다.
남자부 역대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시간을 경신했다. 또한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에서 한국전력에 당한 안방 3연패를 이날 끊었다. 한국전력을 상대로 홈 첫 승을 '봄 배구'에서 올렸다.
/천안=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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