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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한종희, 'OLED TV' 두고 말 바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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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덕에 시장 커지자 10년 만에 '삼성 OLED TV' 출시…"번인 개선, 무리 없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가장 우려했던 번인(Burn-in·화면잔상) 문제가 지금은 어느 정도 개선됐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데 무리가 없어져 (올레드) 라인업을 도입했습니다."

과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를 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 부회장이 10년 만에 OLED TV를 국내에 출시한 것에 대해 이처럼 밝혔다. 제품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BESPOKE Life)' 미디어데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BESPOKE Life)' 미디어데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한 부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소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개최한 '비스포크 라이프' 미디어 행사에 참석해 "OLED TV와 관련해 가장 우려한 것이 번인 문제였다"며 "현재는 사용에 무리가 없어 라인업에 도입했다"고 말했다.

번인은 OLED의 가장 대표적인 성능 저하 현상으로, 장시간 같은 화면을 커둘 경우 화면에 잔상(얼룩)이 영구적으로 남는 현상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OLED TV를 상용화하자 이에 맞서 제품을 내놨지만 성과가 없자, 후속작을 내놓지 않고 결국 2015년에 사실상 사업을 접었다. 당시 수율(양품 비율)과 낮은 수익성 등이 원인이 됐다.

이후 한 부회장은 OLED 패널이 번인에 취약하다고 주장하며 "삼성전자는 OLED 설비가 없고, OLED TV는 영원히 안할 것"이라고 수 차례 공언해 왔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2017년 10월 공식 뉴스룸에서 "스마트폰은 평균 사용 기간이 2~3년 정도로 길지 않기 때문에 OLED를 사용하더라도 번인 현상이 눈에 띄지 않지만, 장시간 사용하는 TV나 게이밍 모니터의 경우는 다르다"며 "(LCD 기반인) 자사의 QLED TV가 더 낫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OLED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OLED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그러나 OLED TV 시장 진영이 차츰 몸집을 키우자 삼성전자의 재진입설이 점차 확산되기 시작했고, 결국 지난해 북미와 유럽에 55인치, 65인치 OLED TV를 내놓고 9년 만에 재진입했다. TV 시장 핵심 매출처인 북미·유럽 지역에서 올레드 TV의 성장세가 두드졌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올레드 TV 판매 중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44.5%에 달했다. 옴디아는 올해 전 세계 올레드 TV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4% 성장한 741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 라인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는 77인치까지 더해 국내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 9일 출시된 제품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한 퀀텀닷(QD)-OLED TV로, 가격은 55인치 309만원, 65인치 529만원, 77인치 799만원이다.

다만 한 부회장이 경쟁사인 LG전자를 겨냥해 했던 '번인' 발언은 삼성전자에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삼성전자와 소니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일부 모델에서 영구적인 번인 징후가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온 것이다.

북미 IT 리뷰 매체인 알팅스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전자, LG전자, 소니의 OLED TV 제품에 2개월간 동일한 횟수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삼성전자와 소니의 QD-OLED TV가 영구적인 번인 가능성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험에선 삼성전자의 QD-OLED TV 모델인 S95B와 A95K, 소니의 A80J, A90K 모델에서 이미지 잔상이 보였다.

반면 LG전자의 OLED TV 모델인 G2, C2 모델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 LG OLED TV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을, 삼성과 소니의 OLED TV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QD-OLED 패널을 사용한다. 알팅스는 삼성, 소니와 LG의 OLED 패널의 구조적 차이 때문에 번인 결과가 달리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알팅스의 테스트 결과를 인용해 삼성전자의 'QD OLED TV'가 번인 현상에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가 관련 데이터가 부족해 번인 문제 해결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뜻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백선필 LG전자 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경쟁사(삼성전자)가 들어오는 건 환영한다"면서도 "번인 문제의 해법은 결국 경험의 영역으로 시청 경험에 대한 데이터가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LG전자가 고객의 시청 경험에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대응하면서 10년간 개발한 맞춤 기술이 10건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LG전자가 전 세계 올레드 TV 10년 연속 1위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전 세계 올레드 TV 10년 연속 1위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사진=LG전자]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한 부회장은 OLED TV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는 분위기다. 최근 개최된 제54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선 OLED TV에 대해 한 주주가 "지난 2020년에는 OLED TV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왜 사업 전략을 OLED로 했는지 궁금하다"고 묻자, 한 부회장은 "고객들의 제품 선택권 확대 차원"이라고 답했다.

또 그는 "작년 삼성전자의 OLED TV가 목표 판매량에 도달했다"며 "올해는 (OLED TV) 판매치가 전년대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도 한 부회장은 "굉장히 다양한 소비자 계층에 맞춰 네오 QLED, 테라스 등 여러 라이프스타일 TV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취향에 맞는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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