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로 소비가 얼어붙은 탓에 지난해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했다. 원재료 구매비용도 110조원을 훌쩍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 비용 압박으로 이어지며 삼성전자의 '이중고'가 심화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7일 공시한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재고 자산은 52조1천878억원으로 1년 사이에 20.7%(10조8천34억원) 증가했다. 2021년 말 기준 재고자산은 41조3천844억원을 기록했다.
완성품에 해당하는 제품 및 상품 재고는 16조32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4% 증가했다. 반제품 및 재공품(제조 과정 중에 있는 제품)은 20조775억원으로 32.8% 급증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 재고는 2021년 말 16조4천551억원에서 지난해 말 29조576억원으로 76.6%(12조6천25억원) 급증했다.
다만 가전과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 재고자산은 20조1천901억원으로 1년 전보다 9.8%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원자재 가격이 올라 삼성전자의 비용 부담은 더 컸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원재료·상품 매입액은 총 113조517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9%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원재료 구매 비용은 지난 10년간 70조~80조원 수준이었는데 2021년 100조원을 처음 넘은 데 이어 지난해엔 무려 11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스마트폰 주요 부품인 모바일 AP 가격은 전년 대비 약 77% 상승했다. 카메라 모듈 가격도 1년 새 약 13% 올랐다.
반면 2021년에 폭등했던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약 51% 줄었다. DS 부문의 주요 원재료 중 반도체 웨이퍼 가격은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SDC의 FPCA 가격은 약 37%, 강화유리용 윈도우 가격은 약 10% 상승했다. 하만의 원재료 중 SOC 가격은 전년 대비 약 3% 하락했고, 자동차용 메모리는 약 10%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며 "이 여파로 삼성전자뿐 아니라 주요 기업들의 원재료 구입 비용이 대체적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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