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탈모증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안드로겐성 탈모이다. 우리나라 성인 남자의 약 40%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30년 전만 해도 서양에서는 성인의 절반이 안드로겐성 탈모였고 우리나라와 같은 아시아권에서는 그 빈도가 15~20% 정도로 낮았다.
요즘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대한모발학회 등의 관련 통계를 분석해 보면 안드로겐성 탈모는 약 40%의 유병률로 증가하고 있다. 안드로겐성 탈모는 유전적 원인이 있고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안드로겐이라는 남성호르몬이 모발의 성장을 억제하면서 모발이 서서히 얇아지고 짧아지는 질환이다.
안드로겐성 탈모증은 다른 탈모증과 달리 유전이 중요한 원인이다. 이 때문에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여성에서는 치료 약제도 적고 효과가 떨어져 더 고민이 깊은 게 현실이다.
이러한 안드로겐성 탈모도 꾸준히 치료하면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고 유박린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말했다. 장기적 유지와 예방 치료가 핵심이라는 거다.
안드로겐성 탈모증은 모발의 성장기가 짧아지면서 모발이 점점 얇아지고, 짧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나타난다. 남성의 경우 대개 앞머리선이 M자로 천천히 올라가고 정수리 모발이 줄어들기 시작해 앞머리선과 정수리 부위 머리가 적어지거나 없어진다.
여성의 경우 대개 앞머리선은 유지되며 앞부터 정수리 부위까지 모발이 점점 가늘어져 속이 들여다보이는 양상을 보인다. 1~2년 사이 갑자기 진행되지 않고 5~10년 등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안드로겐성 탈모는 유전적 요인과 안드로겐이라고 하는 남성호르몬 때문에 발생한다. Dihydrotestosterone(DHT)이라고 하는 호르몬이 작용하면서 나타난다.
이미 가늘고 짧아진 모발이 굵고 길어지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모발이 나고 성장해 탈모가 회복되는 데에는 시일이 걸린다. 사람마다 개인 차가 있는데 치료를 시작하고 3개월이 지나면 모발이 나기 시작한다. 6개월~1년이 되면 좋은 효과를 보인다.
1년 이상 꾸준히 치료 하고 효과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약물치료를 하면 95% 이상의 환자들이 탈모 개선을 보였다. 나머지 5%의 환자들도 더 이상 탈모 진행을 막고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다.
탈모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약물 치료다. 먹는 치료제와 바르는 치료제가 있다. 가늘고 짧아진 모발을 굵고 길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두피 속에 모발을 만드는 공장인 모낭이 점점 작아져서 모발을 못 만들거나 가늘고 짧게 만들게 되는데, 이들 약제는 모낭을 다시 크고 활동적으로 만들어서 모발이 잘 만들어지고 자라도록 한다.
탈모가 많이 진행돼 두피 속 모낭이 거의 사라지거나 아주 작은 상태가 돼 버리면 치료를 해도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정기 관찰이 필요한 배경이다.
가족력을 걱정하며 혹은 아주 초기의 상태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들을 많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치료가 불필요하다고 유 교수는 전했다. 이러한 정상에 가까운 초기 탈모 환자들은 모발 상태를 사진 촬영하고 측정해 6개월마다 정기 관찰해 적당한 치료시기를 정해 치료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안드로겐 탈모를 치료하는 약제 중 바르는 약제인 미녹시딜은 모발의 성장기 기간을 연장시키고, 모발의 굵기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발모 효과는 약제사용을 중지하면 사라져 약제 도포 중지 후 약 3~6개월 후에 원래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복용 약제로는 피나스테라이드와 두타스테라이드로 불리는 5알파환원효소억제제가 있다. 약 1년에서 2년에 최고 효과를 보인다. 이후에도 발모 효과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 10년 이상까지도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박린 교수는 “바르는 미녹시딜은 남녀 같이 사용되며 매우 안전하다”며 “먹는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는 남성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최근 경구 이뇨제와 경구 미녹시딜을 여성에서 사용하거나 남성에서 5알파환원효소억제제와 함께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 두 제제들은 어디까지나 보조적 약제이며 이뇨작용과 혈압강하 작용이 있는 만큼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 투여 전과 투여 중간에 검사를 하며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특히 모발 회복에 대한 강한 기대와 탈모에 대한 걱정으로 무조건 많은 약제들을 다 혼합해 치료하는 것은 환자의 건강을 위해 좋지 않다고 유 교수는 지적했다.
유 교수는 “약물치료가 어렵다면 수술적 방법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며 “자가모발이식술은 환자의 머리카락을 재배치시켜 탈모를 감추는 영구적 수술법인데 모발선이 이마 라인 뒤로 후퇴했다면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젊은 사람 중 약간의 탈모에도 이식을 고려하는데 대부분 지나친 반응이고 약물치료를 꾸준히 시행하는 것부터 도전하는 게 순서라고 전했다. 모발이식을 하더라도 기존의 모발이 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는 필수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유 교수가 추천하는 탈모증 올바른 예방법.
-8시간 이상 숙면한다.
-모자와 양산을 이용해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 한다.
-육류나 기름진 음식은 줄이고 항안드로겐 효과가 있는 콩 종류의 음식 섭취를 늘리도록 한다.
-청결한 두피관리를 위해, 매일 머리를 감고 충분히 헹구어 말린다.
-가르마는 주기적으로 바꿔주는 것이 탈모를 커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모낭의 원활한 혈액순환을 위해 금연한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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