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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안 올립니다" 소주업계, 정부 압박에 결국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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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소주 가격 인상 우려에 기업 압박…비판 목소리 높아

[아이뉴스24 김태헌,김성화 기자] 원·부자재 가격 인상을 원인으로 소주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정부가 주류 업계를 압박하고 나서 결국 '항복선언'을 받아냈다. 정부 조치로 물가 안정이라는 목적은 달성했지만, 시장 경제에 과도하게 개입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해 주정 값과 병뚜껑 가격이 오른 데 이어 올해는 빈병 가격 인상이 예고 되면서 소주 가격 인상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주정 값과 병뚜껑 가격이 오른 데 이어 올해는 빈병 가격 인상이 예고 되면서 소주 가격 인상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27일 하이트진로는 입장문을 통해 "가격인상 요인은 존재하지만, 쉽지 않은 경제 상황에서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당분간 소주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류 업계에서 가격 인상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주목된다.

정부는 이달 초부터 소주 가격 인상 우려가 제기되자 '주류업계 실태조사' 진행에 나섰다. 소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업계는 이를 정부의 가격 동결 '압박'으로 받아들였다.

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소주 가격 동결을 선언하면서, 롯데칠성음료 등 후발 기업들도 당분간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주류 가격 인상 '신호탄'은 업계 1위 기업이 쏘아 올렸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인상 요인이 적지 않다"고 설명하면서도 당분간 가격은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실제 소주와 관련된 원가는 지속적으로 인상돼 왔다. 매해 오르는 인건비와 전기·가스 등은 제외하더라도 최근에는 주정(에탄올)과 공병까지 올라 생산 원가 부담이 큰 상황이다.

소주병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말 주류업체들에게 공병 납품 가격을 180원에서 220원으로 22.2% 인상할 예정이라고 통보했고, 소주의 원료 중 하나인 주정(에탄올) 가격도 지난해 7.8% 오른 상태다.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에 소주의 원·부자재 가격이 모두 오르자 '소주 가격도 오르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 우려가 제기됐고, 급기야 정부는 최근 '주류업계 실태조사'에 나선 상태다.

이 같은 정부의 압박이 하이트진로의 '소주 가격 동결'을 이끌어 내 물가 안정화 목적은 달성했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시장 경제의 기본틀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소주 가격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원자재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최종 생산품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 당시 물가 지수 산정 방식을 변경하며 물가를 조정한 적은 있지만, 소주나 맥주 가격에 대해 직접 개입한 적은 없다"며 "정부는 소주 가격이 국민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입장인 거 같은데, 가격이 부담 된다면 소비가 하락하며 자연스럽게 조정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조사팀 팀장도 정부의 소주 가격 통제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이 팀장은 "가격 통제가 광범위하게 펼쳐질 경우 하이퍼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인위적 통제는 비효율적일 뿐더러 특정 상품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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