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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김기남·박정호의 '경고'…"반도체 인력 양성, 노력했지만 잘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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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 속 '인력 확보' 어려움 토로…"국가 지원 필요"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반도체) 첨단 기술 경쟁력을 만들어내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인력입니다. 인력 양성에 관해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도 반도체 계약학과도 만들고 무지 노력했는데 잘 안됩니다."

김기남 삼성전자 SAIT(구 종합기술원) 회장 [사진=삼성전자]
김기남 삼성전자 SAIT(구 종합기술원) 회장 [사진=삼성전자]

김기남 삼성전자 SAIT(구 종합기술원) 회장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 심포지엄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 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역설했다. 우수한 인력을 통해 만들어진 최첨단 기술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하지만, 기업만 노력해선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 회장은 "우수한 인력이 있으면 기술 혁신은 지속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인력 양성과 관련해) 국가, 학계, 산업계가 공동으로 노력해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가 훌륭한 정책을 만들고 연구개발(R&D)을 통해 학교에서 좋은 인력을 양성하도록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 인력이 회사에 들어와 돈을 벌고 회사는 재투자를 하는 식의 사이클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SK하이닉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SK하이닉스]

이날 심포지엄에 함께 참석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반도체 인력 유출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며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오는 2031년쯤 학사·석사·박사 기준으로 총 5만4천 명 수준의 반도체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연세대의 경우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정시모집 1차 합격자 전원이 등록을 포기해 업계가 주목한 바 있다. 이들 상당수는 의학 계열에 합격해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회장은 "최근에 반도체 학과에 입학하기로 했다가 학생들이 안 들어왔다고 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지역 거점 대학에 반도체 특성화 성격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와 국가 균형 발전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박 부회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인력을 빨아들이는 인텔 마저 우수 인력을 구글, 엔비디아 등에 빼앗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이크론은 2013년 일본 엘피다를 인수하면서 일본 인재 덕분에 D램을 빠르게 키웠다"며 "인적 경쟁력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인력 확보 외에도 국내 반도체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세제 혜택, 인프라 지원, 보조금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회장은 "미국은 반도체 육성예산 527억 달러 중 74%(390억 달러)를 반도체 제조 인센티브로 편성한다"며 "적어도 미국, 중국, 대만 등 경쟁국에 뒤지지 않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1억 달러 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을 5% 늘리면 수출액은 두 배 성장한다"며 "반도체는 미래 핵심 자산으로, (기업, 정부 등이)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부회장도 정부의 반도체 생태계 강화 노력을 촉구했다. 또 미래 기술 준비에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대기업과 소부장, 학계가 함께 반도체 생태계를 활성화할 플랫폼으로 '미니 팹(공장)'을 구축하는 안도 제안했다. 미니 팹은 반도체 생태계 기업과 학계의 연구 결과나 시제품 분석, 양산 테스트를 지원할 수 있도록 반도체 공정을 간소화한 형태로 팹 장비 환경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박 부회장은 "한국의 글로벌 메모리 시장점유율은 62%로 압도적인 1위"라며 "그런 만큼 국가 차원에서 강화해야 하는 핵심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국 중심의 서플라이 체인 구축에는 인도와 일본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한국 기업은 그 가운데에서 협상력을 만들어야 하고, 중국 추격이 지연되는 것이 한국 입장에선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박 부회장은 대화형AI '챗GPT'의 확산으로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 데이터 생선, 저장, 처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챗GPT가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앱'이 될 것"이라며 "AI 시대에 일어날 기술 혁신의 중심에 항상 메모리 반도체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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