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21세기 말에 태어나는 아이들에게는 겨울에 내리는 눈이 무엇인지 체험할 수 없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겨울왕국’이란 단어도 알 수 없는 현실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가 아름다운 이유 중 하나로 사계절을 꼽는다. 21세기말에 겨울이 없는 삼계절만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고탄소 시나리오를 적용했을 때 21세기말 우리나라의 전북·전남·경남·제주 등 8개 광역시도에서 겨울이 사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봄이 일찍 시작되고 겨울은 아예 사라진다는 결과물이다.
기상청(청장 유희동)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의 저탄소와 고탄소 시나리오 2종에 따른 17개 광역시도, 220여개 시군구, 3천500여개 읍면동별 기후변화 전망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저탄소 시나리오(SSP1-2.6)는 온실가스를 눈에 띄게 감축해 2070년쯤 탄소중립에 이르는 시나리오를 의미한다. 반면 고탄소 시나리오(SSP5-8.5)는 현재 수준과 비슷하게 온실가스 배출을 지속하는 시나리오이다.
이번 결과는 IPCC의 기후변화 시나리오 2종에 대해 지난해 산출된 남한지역의 고해상도(1km) 시나리오를 사용한 것이다. 현재(2000~2019년)와 미래(2100년까지)의 광역시도, 시군구, 읍면동별 기온(평균·최고·최저)과 강수량뿐 아니라 폭염·열대야 등 극한기후지수 27종, 계절길이를 포함한다.
17개 광역시도의 연평균기온은 현재(10.5~16.1℃) 대비 21세기 후반기(2081~2100년)에 2.2~6.7℃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탄소 시나리오의 경우 서울특별시와 경기도의 증가폭(6.7℃)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광역시도의 연강수량은 현재(1천93.1~1천758.5mm) 대비 21세기 후반기에 ‘–10.2~+378.8mm’로 지역별로 증감하는 경향이 다르게 나타났다. 21세기 후반기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현재 대비 +378.8mm로 가장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폭염·열대야일수는 현재(4.8~32.4일/2.2~22.5일)와 비교했을 때 21세기 후반기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11.6~+96.7일/+11.4~+84.8일 증가하고 한파·서리일수는 현재(0~21.9일/10.1~123.7일)보다 미래에 –19.3~0일/-67.0~-7.3일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폭염·열대야일수가 가장 많이 증가하는 지역은 광주광역시(+96.7일)와 서울특별시(+84.8일)이며 한파·서리일수가 가장 많이 감소하는 지역은 강원도(-19.3일)·전북(-67.0일)으로 나타났다.
21세기 후반기로 갈수록 봄의 시작일은 빨라지고 여름은 길어지며, 겨울은 짧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21세기 후반기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강원도와 제주특별자치도의 여름이 현재(81일/129일) 대비 +82일로 가장 많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북·전남·경남·제주 등 8개 광역시도는 겨울이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발표된 광역시도, 시군구, 읍면동별 기후변화 전망 정보는 정부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의 기후위기 적응·완화 정책 수립과 기후변화 영향평가에 활용될 예정이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이번 전망 결과는 우리 동네의 미래 기후위기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정책적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국민 체감도가 높은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상청은 기후변화 미래 전망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검증을 강화해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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