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제일약품 3세 경영인들이 승계를 앞두고 회사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 받았다. 지난해 제일약품은 2017년 인적분할 후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제일약품 비중이 큰 지주사 제일파마홀딩스 또한 실적이 악화된 상태다.
제일약품 3세 경영인들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율을 보면 아직 본격적인 승계작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한승수 제일파마홀딩스 회장이 3세 경영인들의 경영 능력을 지켜본 후, 자신이 보유한 지주사 지분 상속 방향을 정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제일약품은 21일 2023년도 임원 인사를 통해 한 회장의 장남 한상철 부사장이 사장으로, 차남 한상우 상무이사가 전무로 승진한다고 발표했다.
한 사장은 2006년 제일약품에 입사해 항암사업부와 마케팅, 경영기획실 등을 거쳤고 최근 제일파마홀딩스 대표이사 사장과 제일약품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한 전무는 삼성전자 재직 후 2019년 4월 제일약품 개발본부 이사로 입사했으며, 제일파마홀딩스 경영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
한 사장은 2017년 제일약품 분할 후 회사 경영을 이끌어 오고 있다. 제일약품은 제일파마홀딩스와의 분할 이듬해인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매출이 상승했지만, 최근 한계를 보이는 중이다. 제일약품은 2021년 105억원에 이어 올해 3분기 누적 85억원 영업적자로, 인적분할 후 처음으로 적자행진 중이다.
적자 원인으로는 자체 개발 제품보다 타사 제품을 대신 판매하는 상품 매출 비중이 높은 점이 꼽힌다. 실제로 제일약품은 2020년 대비 20201년 제품 매출액은 136억원 감소하고 상품 매출액은 227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상승했지만, 매출원가 비율도 1%p 오른 78%를 기록하며 원가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제일약품 실적이 악화됨에 따라 제일파마홀딩스도 적자를 기록했다. 제일파마홀딩스는 지난해 89억원 영업적자에 이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41억원 적자다.
업계에서는 승계구도에 있어 한 회장이 보유한 제일파마홀딩스 지분에 주목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제일파마홀딩스가 49.24%, 제일파마홀딩스는 한 회장이 57.80% 지분율로 최대주주다. 한 사장은 제일약품에 0.61%, 제일파마홀딩스에 9.70%를 보유 중이다. 또 한 전무는 제일파마홀딩스에만 2.85%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 사장은 제일약품 실적 악화와 함께 최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 당하는 등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상 자회사 외 국내 계열사 주식을 2년 안에 처분해야 함에도, 한종기업 주식 6천 주를 보유하고 있던 제일파마홀딩스에 주식처분 명령을 내렸다. 또 한 사장은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6월 한 사장을 약식기소했다.
개발본부를 담당하는 한 전무는 2019년 합류 후 제일약품이 연구개발(R&D) 비용을 100억원 이상 늘린 만큼 신약 개발에서 성과를 보여야 한다. 제일약품은 2019년 이후 원료의약품과 개량신약, 제네릭 분야에서 개발 성과가 부진하다. 현재 과민성방광염 치료제인 'JLP-2002'가 2023년 시장 출시가 예정돼 있지만 이는 자체 개발이 아닌 해외로부터 도입한 제품이다. 자체 개발 제품으로 당뇨병 치료제인 'JLP-2008'의 국내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며, 다른 품목들은 아직 연구 초기 단계다.
이에 대해 제일약품 관계자는 "자사에서 개발해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을 계속해서 유지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영업적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제일파마홀딩스 인사는 예정된 게 없으며, 한 전무가 홀딩스 경영에 참여할 계획도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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