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연패가 더 길어지면 안될텐데요."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이 감독대행 체제로 간다.
창단 사령탑을 맡았던 김형실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페퍼저축은행 구단은 29일 오후 김 감독이 자진사임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전날(28일) 구단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계속된 패배가 가장 큰 원인이 됐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창단됐고 2021-22시즌 V리그 여자부 7구단 '막내'로 참여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1라운드에서 첫 승점을 획득했고 2라운드에서 첫승을 신고했다. 첫승점과 첫승 모두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달성했다. 2021-22시즌을 3승 28패라는 성적으로 마쳤다.
최하위(7위)에 머물렀으나 3승과 승점11을 거두며 2022-23시즌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올 시즌 개막 후 10연패에 빠졌다. 김 감독이 자진 사임 소식이 전해진 이날까지 아직 시즌 첫승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성적이 잘 나오지 않고 연패에 빠진 상황 모두 내 책임이 가장 크다"면서 "팀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라도 내가 물러나는 게 가장 낫겠다는 판단은 내렸다"고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목표를 10승으로 정했다. 김 감독도 미디어데이 등을 통해 이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페퍼저축은행의 오프 시즌 분위기는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이는 쪽으로 갔다.
하혜진과 이한비 등 주전 선수 두 명이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하혜진의 경우 어깨를 다쳐 시즌 아웃됐다. 여기에 다른 선수들도 크고 작은 부상이 이어졌다.
이러다보니 지난 8월 전남 순천에서 열린 컵대회에서도 제대로 된 선수 구성이 힘들었다. 세터 구솔을 미들 블로커로 돌린 것도 고육지책이었다. 여기에 오프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세터 이고은이 계속 흔들렸다. 이고은이 주 공격수 니아리드(미국)를 포함해 스파이커들과 손발이 맞지 않은 건 시즌 개막 후에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오프시즌들어 연습경기도 한국도로공사와 두 차례 치른 게 다였다. 가용 선수가 모자란 팀 형편 때문이다. 김 감독은 "선수 부상도 역시나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계속된 패배로 너무 의기소침해져있다"면서 "이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뭐라도 해야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사령탑의 자진 사임으로 이어졌다.
구단은 후임 사령탑이 선임되기 전까지 이경수 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긴다고 했다. 보통 이런 경우 수석코치나 퍼스트 코치가 대행을 맡기 마련이지만 페퍼저축은행은 다른 선택을 했다. 이성희 수석코치를 건너 뛰고 이경수 코치에게 대행을 맡겼다.
이경수 감독대행 체제로 닻을 바꿔 단 페퍼저축은행은 오는 12월 1일 안방인 광주 염주체육관(페퍼스타디움)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올 시즌 첫승 도전과 연패 탈출을 다시 한 번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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