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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민간에 책임 돌린 과기정통부…28㎓ 정책 실패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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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5G 할당조건 이행점검 결과 발표…SKT '기간단축' KT·LGU+ '할당취소'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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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 할당했던 5G 주파수 28㎓ 대역에 대해 이용 기간 단축과 할당 취소를 결정했다. SK텔레콤은 이용 기간 축소를, KT·LG유플러스는 할당 취소를 결정했다. 의무 구축 수량을 달성하지 못한 데다 평가 점수 또한 낮다는 이유다.

앞서 정부는 이동통신 3사에 5G 주파수를 첫 할당하며 할당 시점 기준 3년 차까지 3.5㎓ 대역 기지국을 2만2천500곳, 28㎓ 대역 기지국을 1만5천곳 구축하라는 조건을 부과했다. 28㎓ 대역이 문제가 됐다. 망 구축 실적이 의무 구축 수량에 크게 못 미친 것.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은 30.5점을, LG유플러스는 28.9점을, KT는 27.3점을 각각 받았다.

30점 미만인 경우 할당 취소 대상이다. 할당 취소를 면한 SK텔레콤의 경우 내년 5월31일까지 조건을 이행하지 못할 시 할당을 취소할 계획이다. 할당 취소는 오는 12월 청문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과기정통부는 취소 주파수 대역 중 1개 대역에 대해 신규 사업자 진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오로지 민간 사업자(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게 28㎓ 대역 활성화 지연에 대한 책임 소재를 떠넘겼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8㎓ 대역 800㎒폭을 할당하게 된 데는 3사 요구뿐 아니라 정부의 판단도 있었다. 주파수정책자문위원회를 거쳤기 때문이다.

사업자 입장에서 28㎓ 대역은 3.5㎓ 대역 투자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 일단 커버리지가 제한적이다. 장애물을 피해가는 성질이 낮아 중대역과 같이 전국망으로 쓸 수 없다. 때문에 고밀도 지역에서의 트래픽 분산을 이끌어 속도와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28㎓ 대역의 정책적 가닥을 다시 잡아야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촘촘한 커버리지를 이미 갖췄다. 본질적으로 고밀도 지역에서 유용한 점을 감안한 정책적 재수립이 추가로 필요했다. 28㎓ 대역 지하철 와이파이 사업처럼 말이다. 이를 기대했다. 특정 사업자의 평가 점수가 미달이니 할당을 취소하겠다는 통보식 결정은 분명 예상 밖이었다.

무엇보다 메리트가 없다. 당장 28㎓ 대역 지하철 와이파이 사업이 갈피를 잃었다. 정부는 5G 28㎓ 대역 정책으로 지하철 와이파이 망 시범 사업을 추진해왔다. SK텔레콤은 2·8호선을, KT와 LG유플러스는 5~7호선에 와이파이 망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 할당 취소 건은 12월 청문회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지만, 경우에 따라 사업자들이 해당 사업에서 한걸음 물러설 가능성이 높다.

KT와 LG유플러스의 5G 28㎓ 대역 할당을 취소하고, 한 개 대역에 대해 신규 사업자를 모색한다고 한다. 이동통신 사업자도 해내지 못한 사업에 누가 뛰어들지 의문이다. 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는 단체다.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사업에는 시선을 안 준다. 해외 사업자도 마찬가지다. 뛰어든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제시한 목표량을 기간 내 달성할 수 있을지 또한 불확실하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정책적 실패를 인정하고, 기존 이통사에게 새로운 거버넌스를 제안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뜻이다. 망 구축 사업과 같은 영역은 전문가인 이통사업자에게 맡기는 게 맞다. 사업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을 보다 명확히 제시하면 그만이다. 규제 대상인 이통 사업자조차 해내지 못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부는 되새겨 봐야 한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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