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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건강] 이태원 참사→시대 가치관 흔드는 집단 트라우마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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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유족과 부상자엔 적극적 ‘심리치료’, 국민들은 ‘거울뉴런’에서 벗어나야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이 5일 끝난다. 애도기간이 종료되더라도 국민적 충격과 공포는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고 국가가 국민 안전을 살뜰히 챙기지 않으면서 언제, 어디서든 ‘나도 희생당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이 시대 가치관을 흔드는 ‘집단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참사가 일어난 뒤 곳곳에서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세심한 배려가 없어 이중고통에 노출되기도 했다. 용산소방서 소방관들은 지난달 29일 늦은 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자 처음에는 한 개 팀이 출동했는데 이후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전 직원이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수라와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용산소방서 직원들을 비롯한 구급대원들은 참사 현상에서 고스란히 그 고통을 함께 겪을 수밖에 없었다. 상당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소방당국은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용산소방서 구급대원들은 이후 용산구 근처에 설치한 희생자 분향소에 분산 배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태원 참사는 이 시대 가치관을 뒤흔드는 ‘집단 트라우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사진=LG그룹]
이태원 참사는 이 시대 가치관을 뒤흔드는 ‘집단 트라우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사진=LG그룹]

적극적 심리 치료가 절실한 상황에서 치료보다는 희생자 분향소에 배치되면서 그날의 악몽을 다시 떠올려야 하는 상황에 맞닥트린 것이다. 참사 당일 출동했던 대원들은 희생자 분향소 배치에서 제외하고 다른 소방서 구급대원을 배치하는 배려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원 참사는 신문과 방송은 물론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 국민에게 전달됐다. 누구나 해당 소식을 직간접적으로 전해들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거울뉴런(mirror neuron)’을 겪는다.

인터넷과 미디어의 발달로 현장에 없었던 사람들조차 매체에서 쏟아내는 현장사진, 동영상을 보며 똑같은 충격과 공포를 받는다. ‘거울 뉴런’이란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뇌에서도 그 모습과 관련된 신경이 작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뇌에서는 마치 내가 그 상황에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하기 때문에 시청각 매체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무엇보다 국민적 충격과 공포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당연하다고 여기고,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행사나 지하철 등에서 인파(크라우드)에 의해 떠밀렸던 경험이 있다. 이런 현실에서 ‘나도 그런 위험에 빠질 수 있겠다’는 불안을 느낀다. 이태원 참사는 세월호 사고 이후 이 시대의 가치관을 뒤흔드는 집단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우려했다.

이 때문에 필요이상의 불안감을 느끼면서 극심한 공포, 무력감, 고통 등이 뒤따라올 수 있다. 지속적으로 고통스러운 사건을 회상하거나 꿈을 통해 다시 경험하기도 한다. 참사와 관련된 상황 혹은 주제를 회피하며 감정이 메마르는 등의 증상도 발생할 수 있어 실제 생활에서도 불면은 물론 예민함,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을 겪는다.

김윤나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이번 이태원 참사는 우리가 평소 쉽게 노출되기 쉬운 상황에서 일어난 참사라 여느 사고보다 충격이 더 크다”며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거울 뉴런 작용으로 인해 무력감, 공포, 고통, 불면, 예민함 등의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회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장기 관찰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특정 시간대가 되면 매체 사용을 줄이고 자기 생활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 호흡법을 통해 심신을 안정시키고 규칙적 식사와 수면시간을 통해 전반적 신체 컨디션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활 속 관리 이외에도 전문 의료팀과 진단, 상담을 통해 외상후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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