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야심차게 출시한 '처음처럼 새로' 소주의 캐릭터 '새로구미'가 동종업계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이미지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롯데칠성음료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비슷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어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3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롯데칠성음료가 출시한 처음처럼 새로는 새로구미라는 캐릭터를 앞세웠다. 새로구미는 새로와 구미호의 합성어다. 새로구미는 사람의 모습도 하고 있지만, 롯데칠성음료가 공개한 유튜브 콘텐츠를 보면 우리나라 전설 속의 이야기로 전해지던 구미호 이미지를 차용했음을 알 수 있다.
구미호가 주류 상품 대표 캐릭터로 처음 등장한 건 지난 2018년으로, 수제맥주업체 카브루는 제품 이름도 '구미호'로 선정한 제품을 내놓았다. 카브루가 출시한 제품 전면에는 여러 개의 꼬리가 달린 구미호 이미지가 새겨져 있다. 또 제품 하단에도 이와 유사하게 그려진 구미호를 새겨 대표 캐릭터로 내세우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출시한 처음처럼 새로에도 이와 유사한 구미호 이미지가 들어가 있다. 눈으로 보이는 이미지도 비슷하지만, '사람의 간을 탐한다'는 설화 속 이야기로 인해 주류업계에서 사용되지 않던 구미호를 경쟁업체에서 함께 사용한다는 게 문제다.
이에 대해 카브루 관계자는 "일반적인 구미호의 이미지가 주류업계에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카브루는 과거에 신비한 동물로서의 구미호 이미지와 한국적인 이미지를 수제맥주에 더하기 위해 사용했다"며 "주류업계에서 구미호를 대표 캐릭터로 처음 내세운 건 카브루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호'는 카브루의 대표 제품 중 하나로, 인지도가 낮은 업체가 경쟁사와 비슷한 이미지로 인해 인해 차별성을 잃는 건 치명적일 수 있다. 최근 수제업계 시장은 업체 간 콜라보 제품이 많이 출시되고 경쟁이 치열해져 차별화를 시도하는 건 필수다. 실제로 오비맥주의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 GS25의 '베이프비어' 등 인지도가 높은 기업도 차별화를 내세워 수제맥주 시장을 공략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과거에도 타사 제품과 유사한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이며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지난 2009년 당시 해태음료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어린이 캐릭터 음료 '주주클럽'을 출시했고, 3일 후 롯데칠성음료는 '델몬트 코알코알 코알라'를 선보였다. 두 제품은 용기의 색상과 디자인이 비슷하며, 함께 제공되는 어린이 완구를 음료수 병 입구에 배치한 점이 같았다.
지난 2011년에는 생수 제품인 아이시스를 '아이시스 8.0'으로 리뉴얼하면서 기존 파란색 라벨을 분홍색으로 바꿔 '에비앙'을 연상시킨다는 논란이 있었다. 앞서 2009년에는 농심의 '제주 삼다수'와 비슷한 디자인의 '아이시스 DMZ 2km'를 출시하기도 했다.
또 디자인 뿐만 아니라 제품 자체에 있어서도 베끼기 논란은 있었다. 특히 코카콜라의 제품과 연관된 사례가 많았다. 롯데칠성음료의 '밀키스'와 '데일리C 비타민워터', '쉐이킷 붐붐'은 코라콜라의 '암바사'와 '글라소 비타민워터', '환타 쉐이커'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외 광동제약의 '비타500'은 롯데칠성음료의 '비타파워', CJ제일제당의 '컨디션 헛개수'는 '아침헛개', 웅진식품의 '하늘보리'는 '황금보리', 팔도의 '비락식혜'는 '잔칫집', 동서식품의 '레드불'은 '핫식스'가 따라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새로구미는 향후 글로벌 소주 브랜드로 도약하려는 생각도 있다 보니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고민을 하다 전래 설화 속 동물들 중 구미호를 내세우게 된 것"이라며 "드라마나 영화에서 현대적으로 구미호가 매력적인 대상으로 묘사되면서 젊은 층에 통하고 있기도 해서 한국적인 느낌과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캐릭터로써 앞세웠다"고 말했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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