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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낸드 인수' SK하이닉스…솔리다임 경영도 직접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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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크룩 이어 이석희 의장도 자리서 물러나…박정호 의장·곽노정 사장 체제로 변경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해 12월 출범한 솔리다임이 1년도 안 돼 박정호 부회장과 곽노정 사장 체제로 변경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인사이드 아메리카' 전략을 앞세워 양사 간 시너지 창출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전 사장이 최근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직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이석희 SK하이닉스 전 사장이 최근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직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SK하이닉스 낸드 솔루션 자회사인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났다.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 취임 이후 10개월 만으로, 앞으로 '기술전문위원(Technology Advisor)'을 맡아 활동하게 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30일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는 1단계 절차를 마쳤다. 중국 반독점심사 승인을 받은 뒤 인텔이 보유한 자산을 양수하는 데 필요한 작업을 마무리한 것이다. 계약금액은 총 90억 달러(약 10조8천억원)로, 이 가운데 70억 달러를 1차로 인텔에 지급했다. 이어 2025년 3월께 남은 20억 달러를 2차로 지급하고 낸드 플래시 메모리 기반 데이터 저장장치인 SSD 사업과 중국 다롄 팹 등을 인텔로부터 넘겨받는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인텔 SSD 사업을 운영할 미국 신설 자회사의 사명을 솔리다임으로 정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본사를 둔 솔리다임은 인텔이 운영했던 SSD 사업을 인수해 제품 개발, 생산, 판매를 총괄하고 있다.

일각에선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가격이 다소 비싼 게 아니냐는 지적을 내놨으나, 이 전 사장은 올 1월 CES 2022 기간 중 미국 라스베이거스 월도프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인텔 낸드 사업 인수 가격은 결코 비싸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3월에는 SK하이닉스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 솔리다임 의장으로서 미국 내 경영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박정호 부회장·이석희 사장 체제에서 박정호 부회장·곽노정 사장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솔리다임 본사 전경 [사진=솔리다임 홈페이지]
솔리다임 본사 전경 [사진=솔리다임 홈페이지]

그러나 이번 일로 솔리다임 경영진이 대폭 물갈이 되는 모습이다. 지난 해 말 솔리다임 초대 CEO로 선임된 롭 크룩가 최근 자리에서 물러난 것도 한 몫 했다. 이에 따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솔리다임의 임시 대표이사를 겸임하게 됐으며, 이 전 사장이 맡던 솔리다임 의장은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선임됐다.

일각에선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 합병이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 상향에는 도움이 됐지만, 재고는 되레 급증한 탓에 실적 회복에 상당한 부담을 느껴 이처럼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2분기 말 재고자산 규모는 11조9천억원, 재고회전일수(보유한 재고가 매출로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는 145일로 매우 높아졌다.

특히 솔리다임 합병이 이루어진 지난해 말 이후 재고자산 급증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지난해 3분기 말 6조원 수준이던 재고자산은 같은 해 말 8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1분기 10조원마저 돌파했다. 올해 2분기 말 재고자산 규모는 1년 전 6조2천267억원과 비교했을 때 90% 넘게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솔리다임 합병 이후 매출 증가율은 둔화하고 있으나 재고 증가율이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것은 더욱 불안한 요인"이라며 "낸드 시황의 드라마틱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향후 실적 회복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사진=SK하이닉스]
[사진=SK하이닉스]

이에 시장에서의 실적 기대치도 낮아진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소폭 상승한 11조9천758억원, 영업이익은 2조2천4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2%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더해진 솔리다임 적자와 하반기 낸드 가격 하락 등에 따라 견조하던 수익성이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며 "솔리다임 인수로 매출 내 낸드 비중이 늘어나면서 낸드 사업 적자는 D램 이익을 크게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 브랜드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솔리다임의 ASP가 인텔 낸드 사업부 대비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솔리다임 운영비용이 예상보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점도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4분기에는 재고 부담이 더 커지면서 D램과 낸드의 가격 하락폭이 추가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매크로 하강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편, 가격 하락폭은 3분기보다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3분기 13~18% 가격 하락을 전망한 낸드가 4분기에는 낙폭이 15~20%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가동률 100%를 유지해온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 합병 후 큰 폭으로 늘어난 재고 규모를 줄이기 위해 결국 감산까지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직면한 듯 하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SK하이닉스를 이끌고 있는 박정호 부회장과 곽노정 사장이 솔리다임까지 총괄하게 되며 이에 대한 방안 마련에 좀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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