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애플이 최근 신규 스마트폰 '아이폰14' 시리즈를 공개한 후 삼성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국내 부품 업체들의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이폰14' 시리즈에 적용된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의 핵심 부품으로 한국산이 대거 채택됐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14' 시리즈 판매 호조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국내 부품사로는 삼성디스플레이, LG이노텍, 비에이치 등이 거론된다. '아이폰14' 시리즈 초도 물량은 9천500만 대 수준으로, '아이폰12(7천500만 대)', '아이폰13(9천만 대)'를 훌쩍 뛰어 넘는다. 애플은 올해 '아이폰14'의 전체 판매량을 2억4천만 대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스마트폰 수요 부진이 예상되고 있지만, '아이폰' 판매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아이폰의 인기로 주요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기업도 3분기 이후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이폰14' 시리즈 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 물량은 전작 대비 크게 늘어나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아이폰14' 시리즈 4종의 출하량은 총 3천400만 대로, 이 중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이 장착된 물량은 82%에 달했다. LG디스플레이는 12%, 중국 BOE는 6%였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전자 이동도는 높이고 누설 전류는 낮춰 배터리 전력 소모량을 크게 줄여주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기술에서 주도권을 잡은 것이 주효했다. 덕분에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3' 시리즈 때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10%포인트가량 늘었다. 전작에서의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70% 초반, LG디스플레이가 20% 후반대였다.
'아이폰' 후면카메라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LG이노텍은 '아이폰14'부터 전면 카메라까지 공급키로 하면서 주목 받고 있다. 이곳은 '아이폰' 프리미엄급 제품에 트리플 카메라, ToF(비행시간) 3D 센싱 모듈 등 카메라 모듈을 납품한다. 지난해에는 카메라 모듈 기술 격차 확대와 경쟁사의 수율 문제 반사이익으로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일본 샤프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중국 오필름이 공급망에서 제외된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4'가 초반부터 흥행 가도를 달리면서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전자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글로벌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주춤했던 실적에도 훈풍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는 '아이폰14' 시리즈 중 프리미엄 제품군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주목하고 있다. 프로, 프로맥스 등에 국내 부품업체들의 주요 부품이 대거 탑재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폰14 프로'의 국내 부품 업체 공급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85%(OLED), LG이노텍이 75%(카메라), 비에이치가 65%(RFPCB)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4종 모두에 OLED 패널을 공급하지만 프로, 프로맥스 모델에는 저온다결정실리콘(LTPS)이 아닌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를 적용했다. LTPO OLED는 기존 OLED 패널보다 전력 효율이 20%가량 높고 가격도 비싸다.
LG이노텍은 '아이폰14' 시리즈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고 있는데, 프로와 프로맥스에만 평균판매단가가 높은 48MP 메인 카메라모듈을 탑재한다. 비에이치는 삼성전기의 OLED용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사업 철수로 최근 몇 년 새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이에 따른 각 기업들의 올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 비중도 삼성디스플레이가 50%, LG이노텍이 80%, 비에이치가 70%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들 3개 부품 업체의 하반기 영업이익은 총 5조3천억원으로 추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라인인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의 판매 호조가 부품업체 실적 개선과 직결된다"며 "국내 기업들이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의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이들의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삼성디스플레이, LG이노텍, 비에이치 등 한국 부품업체의 경우 '아이폰14 프로'의 부품 공급점유율이 가장 높다"며 "향후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의 판매 호조는 이들 부품업체의 실적 개선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 덕분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향후 실적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기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BOE가 나눠 공급하는 일반과 달리 프로 시리즈에서 초도 물량을 삼성디스플레이가 모두 따낸 것이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8월 한 달 동안에만 평소 한 분기에 해당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3분기 동안에는 1조4천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에 대한 매출이 늘어난 데다 고환율 추세가 이어지면서 올 하반기 삼성디스플레이의 호실적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이 회사의 실적은 통상 상반기보다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되는 하반기가 더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3분기와 4분기 각각 1조원대 영업이익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바일 OLED 사업을 담당하는 중소형사업부의 경우 하반기 최대 실적을 거둘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LG이노텍도 애플 효과로 3분기 영업이익이 기존 컨센서스(4천121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고부가가치 카메라 납품 비중 증가, 전체 납품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LG이노텍의 3분기 영업이익이 4천203억원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장기적인 전망도 밝다. 애플은 내년 출시할 '아이폰15' 시리즈부터 잠망경 형태의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LG이노텍이 자화전자와 손잡고 이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평균판매가격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14'와 경쟁할 적수가 없어 독주가 예상된다"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의 아성이 더 공고해질수록 삼성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국내 부품업체들의 실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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